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으로 검찰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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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윤석열 대구고검 검사(사법연수원 23기)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전격 발탁한 19일, 검찰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검찰 내 기수와 서열을 깬 파격 인사인 데다 이번 인사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 때문이다.

뉴스1에 따르면, 서울지역 검찰청 소속 한 간부는 "너무 정신없이 몰아쳐서 사태 파악도 제대로 안되고 있다"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연합뉴스는 "다들 할 말을 잃은 분위기다. 사상 초유의 파격이라는 말 외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는 검찰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서울지검장은 2005년 고검장급으로 격상된 이후, 늘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들이 임명되던 자리였다. 김수남,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이 바로 이 자리를 거쳐갔다. 또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 내 최대 수사조직을 이끄는 자리여서 법무부 검찰국장과 함께 검찰 내 '빅2' 요직으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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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울중앙지검장 자리가 "정치적 사건 수사에 있어 총장 임명권자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계속되어 온 점을 고려"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고검장급이던 서울중앙지검장을 12년 만에 다시 검사장급으로 낮춘 뒤, 윤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켜 이 자리에 앉혔다.

이런 조치는 차기 검찰총장 발탁을 노리는 인물들이 정권의 눈치를 보며 수사를 좌지우지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직제상의 변화를 떠나 윤 검사의 이력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널리 알려져 있는 일화들에 따르면, 윤 검사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수사를 지휘할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검찰 내 '특수통'으로 활약해 온 윤 검사는 권력형 비리와 재벌 대기업 관련 수사를 맡으며 '강골'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을 수사할 때의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정몽구 회장을 구속하지 않으면 사표를 내겠다며 지휘부와 맞선 것.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에는 대선자금 수사팀에 합류해 안희정 현 충남지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시켰다. 현직 대통령의 최측근들을, 그것도 정권 임기 초에 구속시켜 버린 것이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과거 그에 대해서는 '딱히 야당(민주당) 성향이라고 하기도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정치적 성향 등을 고려해 권력에 줄을 설 '코드인사'를 배제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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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검사가 임명되면서 전임자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18기)보다 무려 다섯 기수나 내려간 것도 특징이다. 이같은 '기수 파괴'로 향후 후속 인사에서 대대적인 인물 교체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동기나 후배 기수가 총장이 되거나 고검장 등으로 승진하면 스스로 물러나는 '용퇴' 관행이 있다.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길을 터주기 위해 스스로 물러난다'는 의미지만 검찰이 지닌 특이한 '기수' 문화다.

이런 용퇴 관행에 비춰볼 때 올해 첫 검사장 승진 기수에 해당하는 23기인 윤 검사장 발탁은 현 검사장들에게 '용퇴'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시스 5월19일)

이를 기점으로 연수원 17∼22기 고검장·검사장급 인사는 물론이고 23기 이하 검사의 신규 검사장 진출, 여타 차장·부장검사급 인사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고위간부들의 대거 퇴진이나 전보를 통한 '주류' 교체가 가능한 시나리오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기수와 서열 문화를 중시하는 검찰 조직 특성상 이 정도의 '쓰나미급' 인사 태풍에 맞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몇 안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5월19일)

이같은 인적 교체는 자연스럽게 검찰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윤 수석은 "인적개혁과 시스템개혁이 분리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가 사실상 검찰개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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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검찰 내 '인적 청산' 작업이 자연스럽게 시작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지명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지금 현재 대한민국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역시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 그리고 또 공소유지"라며 "(윤 검사가) 그 점을 확실하게 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윤 수석도 "현재 서울중앙지검의 최대현안인 최순실 게이트 추가수사 및 관련사건 공소유지를 원활하게 수행할 적임자"라고 윤 검사를 소개한 바 있다. 윤 검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박영수 특검팀에서 수사팀장을 맡았다.

검찰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추가수사를 벌이게 되면, 검찰 내 이른바 '우병우 사단'으로 불리던 인사들의 거취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두 차례나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도 물론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검찰은 지휘부가 없는 권력 공백 사태다.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모두 사퇴한 상태고, 법무부 장관을 대행해왔던 이창재 차관마저 이날 사의를 밝혔다. 앞으로 발표될 법무부 장관 및 검찰총장 인사에 따라 '물갈이 후폭풍'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