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 작가 김대주 '정유미는 주방의 콘트롤타워였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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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현실을 벗어나 따뜻한 남국에서 식당을 하나 차리고 소소한 행복을 즐기며 살고 싶다는 꿈을 실현한 대리만족 예능 tvN ‘윤식당’. ‘윤식당’의 뒤에는 나영석 PD, 이진주 PD 그리고 김대주 작가를 주축으로 한 제작진이 있었다. 어렵게 차린 식당이 철거되던 날부터 반신반의하며 한국으로 돌아오던 날, 그리고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얻게 된 순간까지, ‘윤식당’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 김대주 작가를 만났다.

Q. ‘윤식당’이 최종회를 앞두고 있는데 한 작품을 끝내는 소감이 어떤가요.

“‘윤식당’은 유난히 힘든 프로그램이었어요. 촬영이 끝날 때 ‘다시는 여기 안 온다’고 할 정도였죠. (웃음) 지금은 다 잊어버렸어요. 언제 한 번 다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는 촬영 때처럼 힘든 것 하지 말고 스태프들도 좀 즐기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가게가 한번 철거되는 바람에 초반에 계획했던 휴식을 즐길 여유가 없었어요. 얼마 전에 이서진 형이 연락 와서 저와 제작진 몇 명이 함께 식사를 했어요. 서진이 형은 ‘지금까지 봤던 바다 중에 제일 좋았다’면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Q. 이서진 씨는 ‘윤식당’ 촬영을 즐긴 것 같아요.

“사실 서진이 형이 그렇게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에요. (웃음) ‘꽃할배’에서 워낙 선생님들이 일찍 일어나시기도 했고 서진이 형도 느지막히 일어나고 그랬거든요. ‘윤식당’에서는 아침부터 이곳 저곳 돌아다니더라고요. 카메라 팀이 세팅을 하기도 전예요.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수영도 하고 오고. 그 섬과 바다를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재방문하고 싶은지 오는 방법을 자세하게 물어보고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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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윤식당’에서 이서진 씨와 정유미 씨의 ‘남매 케미’가 보기 좋았어요.

“두 분이 ‘윤식당’ 때문에 알게 됐는데 빨리 친해졌죠. 일단 서진이 형이 누굴 그렇게 어렵게 대하지 않아요. 생각보다 까탈스러운 사람은 아니에요. 편하게 대하니까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긴 것 같아요. 또 두 분이 나이 차이도 좀 있고요. 서진이 형은 스태프 이름도 하루 이틀이면 다 외워서 이름을 불러요. 이름을 부르면 서로 금방 친해지잖아요. 방송 스태프도 ‘나의 팀’이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에요.”

Q. 나영석 사단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은 이서진 사단일 수 있겠네요.

“그럴 수도. (웃음) 촬영이 끝나면 다들 형 동생처럼 지내요.”

Q. ‘윤식당’의 시작이 궁금해요.

“저와 이진주 PD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켰죠. ‘외국에서 식당이나 하면서 살아볼까?’ 라는 생각이었어요. ‘어떻게’ 살까 고민도 해봤죠. 민박, 하숙, 현지인과 함께 살기 등. 저희가 워낙 요리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했으니, 그걸 접목시켜보자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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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주 작가가 4월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tvN '윤식당'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정유미 캐스팅 이야기를 하고 있다.

Q. ‘윤식당’은 ‘매출’에 연연하지 않는 점이 판타지였죠. 생계를 위한 장사가 아니었으니까요.

“장사가 곧 ‘돈’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돈은 ‘빼고 가자’고 생각했어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장사를 하면서 여유를 즐기는 것이 저희의 콘셉트였거든요. 프로그램 이름이 ‘사장님 마음대로 윤식당’이에요. 정말 마음대로 해보자는 생각이었죠. 점심 장사만 하다가 문 닫을 수도 있고. (웃음) 처음에는 그랬는데 어느 순간 여유가 없어졌어요. 왜냐면 장사가 결국 ‘타인’을 대하는 거더라고요.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거죠. 또 윤여정 선생님이 ‘대충 하자’가 안 되는 분이에요. 타협은 없어요. 엄청 열심히 하셔서 아주 ‘바쁜’ 윤식당이 됐죠.”

Q. 결과적으로 매출은 어땠나요.

“제작진이 장을 볼 수 있게 종자돈은 줬거든요. 처음에는 적자였는데, 장사하느라 필요한 재료비 정도는 번 것 같아요."

Q. 매회 메뉴가 추가됐는데, 그것 역시 계획한 것이었나요.

“처음에는 다양한 메뉴도 생각했는데 일단 불고기로 시작을 했죠. 사람들이 몰입하다보니 ‘이거 가지고는 안 되겠다’ 싶었던 거죠. (웃음) 추가된 메뉴가 요리하기 어려운 메뉴는 아니에요. 라면, 만두, 치킨, 파전 등 간단한 요리예요. 서진이 형이 윤여정 선생님 콘디션 좋을 때 슬쩍 메뉴를 추천해요. ‘선생님 라면 어떨까요?’ 하면서. (웃음) 사실 라면이 그렇게 팔릴 줄은 몰랐죠. 엄청 더운데 많이 먹더라고요. 그리고 일단 그 섬까지 여행을 올 정도면, 이미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먹어본 사람들이에요. 음식에 대한 호기심도 있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더라고요.”

Q. 메뉴 선정부터 장사까지, 윤여정이 중심인 프로그램이네요. '왜' 윤여정이어야 했나요.

“나영석 PD, 이우정 작가가 가장 먼저 생각한 인물이 바로 윤여정 선생님이에요. 자신의 분야에서 오래도록 열심히 일한 사람이 은퇴 후에 외국에 나가서 장사를 하는 느낌을 떠올렸거든요. 돈을 벌어야 하는 느낌도 없고, 여유와 쉼에 가까운 이미지도 있고요. 그런 점이 ‘윤식당’과 잘 맞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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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윤식당’에서 윤여정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아요.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힘들어하더라고요.

“안 하던 걸 하려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윤여정 선생님이 본인이 못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아요. 못 해서 부끄러운 것도 싫어하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셨죠.”

Q. 정유미가 윤여정의 옆에서 속도를 맞춰주거나 메뉴를 정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더라고요. 긴장하지 않도록 보조를 맞추더라고요.

“주방의 콘트롤 타워죠. (웃음)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하루 종일 둘이서 요리를 하면서 호흡을 맞추며 윤식당도 안정을 찾았죠. 정유미씨가 그렇게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낼 것은 예상하지 못 했어요. 가게가 일주일 만에 안정된다는 거는 쉽지 않은 일인데, 윤식당은 며칠만에 안정을 찾아요. 그런 걸 보면 출연자들이 진짜 엄청 열심히 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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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렇게 잘 될 것을 예상하셨나요.

“제 개인적으로는 한 번이라도 10%를 찍는 것이 목표였어요. 많은 시청자들이 정유미 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서 초반에는 관심을 받지 않을까 정도만 예상했죠. 보통 첫 방송이 잘 나오고 하향세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윤식당’은 꾸준히 잘 나와서 놀랐어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에 올 때 이상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이런 느낌은 ‘삼시세끼’ 처음 할 때 이후 두 번째였어요. 서진이 형도 그렇고 ‘우리가 일주일간 뭘 한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드라마틱한 순간도 없고, 방송에 내보낼 그림이 있을까 싶었죠. 정신없이 장사하다가 숙소 와서 잠시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편집을 시작했는데 손님들의 반응을 보면서 생각보다 너무 재밌는 거예요. 막상 촬영할 때는 손님들 리액션을 일일이 확인을 못 했거든요.”

Q. ‘윤식당’ 1회의 일본인 커플 에피소드를 보고 손님들의 반응이 이 프로그램의 재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맞아요. 방송에는 다 안 담겼지만 많은 손님들의 공통점도 있었어요. 일단 가게를 너무 예쁘게 꾸며서, 가게나 음식 사진을 엄청 많이 찍는데 우리와 다르지 않더라고요. (웃음) 손님들의 대화가 진짜 재밌고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요. 스웨덴 관광객이 ‘이 섬에는 스웨덴 사람들이 너무 많아’라고 하는 것도 의외였어요. 한국 관광객이 한국인 정확히 알아보듯이. (웃음)”

Q. 숙소의 세탁기를 ‘의인화’하는 장면이 나와서 화제였어요. 이건 프로그램의 개성인가요?

“하하. 한 프로그램에 많은 제작진이 참여해요. 편집하는 여러 PD들이 각자 자막을 넣고 음악도 넣어요. 의인화 자막을 쓰는 것도 편집한 PD의 개성이죠. 저희는 프로그램 전체 톤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그런 제작진 각자의 개성을 다 살리고 싶어요.”

Q. 여러 프로그램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시청자들이 ‘나영석 표 예능’의 패턴을 파악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윤식당’도 ‘삼시세끼’의 확장 버전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저희도 새로운 것들을 보여드리려고 항상 고민하지만, 그렇다고 크게 욕심을 부리지는 않으려고 해요. 기존의 저희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새로운 것을 가미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죠. 완전히 변신하는 것보다는 익숙한 것에 신선한 요소를 더하는 방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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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윤식당’ 시즌2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요.

“시즌2에 대한 생각은 계속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어서 아직은 미정입니다. 다시 간다면 보완해야 할 것이 많아요. 시즌1처럼 준비 없이 훌쩍 떠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사람, 장소, 메뉴에 대해서 더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아요.”

Q.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지키는 ‘원칙’이 있다면요.

“저희 팀의 장점이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시청자와 너무 동 떨어진 이야기를 하면 같이 웃을 수가 없어요. 로망과 공감 사이의 무엇이라고 보거든요. ‘삼시세끼’도 ‘윤식당’도 그래요. 시골에서 살아보고 싶다, 여행을 떠나고 싶다, 외국에서 식당을 차리고 싶다 등. 너무 비현실적이거나 너무 세련된 것들은 피하려고 해요. 공감할 수 없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공감’할 수 있는 예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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