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노조 동의없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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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추진해왔던 성과연봉제가 무효라는 법원의 본안소송 첫 판결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성과연봉제 폐기를 공약한 가운데 정부의 성과연봉제 폐기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chris cornell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권혁중)는 주택도시보증공사 노동자 10명이 공사를 상대로 낸 취업규칙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사는 지난해 5월 성과연봉제 도입에 관한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라 성과연봉제 적용대상과 임금 가운데 성과연봉의 비중을 확대하는 내용의 취업규칙을 노동조합 동의없이 변경하자,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의 동의없이 노동자들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며 지난해 11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공사의 취업규칙 변경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취업규칙 개정에 따라 하위평가를 받게 되는 노동자는 기존 임금이 저하될 것으로 보이는 바, 취업규칙 개정으로 (노동자들이 받는 전체) 임금 총액이 기존 급여 체계에 비해 증가했다 하더라도 개인에 따라 유불리의 결과가 달라진다면 노동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해 근로기준법에 따른 변경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는 과반수 노동자의 동의를 구하도록 하고 있다.

공사는 “취업규칙이 근로기준법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변경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어 변경이 유효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노동자들이 기존 호봉 상승으로 인한 임금상승을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고, 그로 인한 손실 누적액과 일부 노동자들이 입게 되는 임금·퇴직금 등의 불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공기관 개혁의 일환으로 성과연봉제 확대 추진의 필요성이 인정되기는 하나, 사용자가 노동자들의 명백한 반대 의사표시에도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정도로 절실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로 문 대통령이 대선기간 동안 ‘적폐’로 지목해왔던 성과연봉제 폐기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는 호봉제였던 임금체계를 성과연봉제로 변경하면서, 노조 동의없이 이사회 의결 등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도록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고용노동부는 “성과연봉제로의 취업규칙 변경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공기관의 취업규칙 변경이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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