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군이 안보 튼튼히 받쳐줘 평화적 정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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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찾았다. 아직 부처 장관도 임명되지 않고 새 정부 구성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취임 7일 만에 서둘러 군 지휘부를 방문한 것이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군사적 위협이 높아짐에 따라 군 통수권자로서 국방 현안을 점검하고 군의 대비 태세를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방문은 오후 2시부터 1시간20분 남짓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국방부 청사 2층 대회의실에서 한민구 장관 등 군 고위 인사를 만나 “취임 1주일 만에 국방부와 합참을 찾은 것은 지금 그만큼 우리 안보가 매우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지난 1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거론했다.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최근 급격하게 고도화되고 또 현실화했다. 북한은 사흘 전에도 미사일을 발사했고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불용 입장을 분명히 하고 철통같은 군사대비를 강조했다. 사흘 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어떠한 군사도발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 태세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했던 주문의 연장이다.

문 대통령은 “나는 군을 믿는다”며 군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 몇달간 우리의 정치상황이 변했지만 그 과정이 민주적이고 평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군이 안보를 튼튼히 받쳐줬기 때문”이라며 “우리 군은 만약 적이 무력도발을 감행한다면 즉각 강력 응징할 수 있는 그런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방예산 증액 △강력한 국방개혁 추진을 통한 재래전과 사이버전, 대테러전, 우주전 등 미래전 대비 △군 장병 처우 개선 등 대선 공약 사항을 거론하며 적극 추진을 다시 약속했다. 대신 군 당국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핵심 전력의 최우선 확보 △자주적인 방위 역량의 확보 △한-미 연합 방위태세의 유지 △국방개혁의 조속한 실행과 방산비리 재발 방지 등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강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는 데 나는 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러운 우리 국군장병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여러분과 대통령이 혼연일체가 돼 우리 국방을 책임지고 우리의 국방력을 키워나가자”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30분 남짓 진행된 국방부 방문 행사를 마친 뒤 200m쯤 떨어진 합동참모본부로 걸어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합동 군사지휘본부의 비공개 보고를 받은 뒤 작전통제실로 가서 김영식 1군사령관, 원인철 공군작전사령관, 정진섭 해군작전사령관 등 군 지휘관들, 첫 여성 공군사관학교 졸업자이며 전투조종사인 박지은 소령,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 등과 차례로 화상통화를 했다.

문 대통령의 방문에는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바른정당)과 이철희, 김병기, 김진표, 이종걸, 진영(이상 더불어민주당), 김종대(정의당), 서영교(무소속) 의원 등 여야 국방위원들이 함께했다. 청와대는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문은 한민구 장관과 이순진 합동참모본부 의장, 장준규 육군 참모총장, 엄현성 해군 참모총장, 정경두 공군 참모총장, 황인무 국방부 차관 등이 국방부 청사 현관 앞에서 문 대통령을 맞이하면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이 한 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청사 안에 들어서자, 환영 나온 직원 100여명이 양옆으로 도열해 커다란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만면에 웃음을 띠고 몇몇 직원들과 악수를 했고, 사인 요청에도 기꺼이 응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방문 때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이번처럼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나와서 환영하는 모습은 못 보던 광경이다. 그때는 경호가 엄격해 일반 직원들이 가까이 접근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