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그 누구도 트럼프가 러시아에 '고급 기밀'을 유출했다는 보도를 반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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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HINGTON, DC - MAY 15: President Donald Trump walks out to welcome Abu Dhabi's Crown Prince Sheikh Mohammed bin Zayed Al Nahyan outside the West Wing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Monday, May 15, 2017. (Photo by Jabin Botsford/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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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15일(현지시간) 또다시 '혼돈의 하루'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극비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이날 백악관에서는 연거푸 긴급회의가 열렸으나 그 결과는 석연치 않았다고 NBC방송 등이 전했다.

AP통신은 "비공개 긴급회의. 취재진으로 가득찬 복도. (의혹을 해명하는) 성명은 폭포수처럼 쏟아지지만, 명백히 밝혀지는 의문점은 몇몇 뿐"이라면서 최근의 '흔들리는 백악관'을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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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저녁, 미국 백악관 웨스트윙 입구의 모습. TV에서는 트럼프와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의 회동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Reuters

혼란의 시작은 워싱턴포스트(WP) 단독 보도였다. 기사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면서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을 유출했다는 미 정부 관계자들 전언이었다.

이에 대한 첫 반응은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의도치 않게' 내놨다.

보도가 나온 수분 뒤 백악관 웨스트윙(서관)에서 분주하게 나오는 길이던 맥마스터는 계단을 내려오며 자신을 일제히 쳐다보는 취재진과 마주쳤다. 기자들은 맥마스터의 등장에 일견 놀랐으나 이내 그가 의혹 관련 브리핑을 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난감하다는 듯 미소를 띤 맥마스터 보좌관은 뒤로 물러서며 "여기는 내가 세상에서 절대 있고 싶지 않은 장소"라며 다시 웨스트윙으로 들어간 것이다. 자연스레 기자들의 해명 요구는 무시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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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기밀유출 설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얼굴을 내비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맥마스터만이 유일했다고 NBC는 강조했다. 언론 담당 선임 보좌관은 WP 보도가 나오기 얼마 전 초조한 얼굴로 목격된 것이 마지막이었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과 새라 허커비 샌더스 부대변인, 마이크 덥키 공보국장은 집무실을 비운 상태였다.

이들 관계자는 웨스트윙에서 내용을 알 수 없는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언론들은 "이번 보도와 전혀 무관한 주제일 수도 있었다"며 백악관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언론이 이들을 의심한 이유는 회의 결과 나온 내용물이 크게 불충분했기 때문이다. 백악관 공보국은 맥매스터와 디나 파월 NSC 부보좌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명의의 3문단짜리 성명을 발표하고 WP 보도가 "거짓이다"라고 반박했다. 맥매스터는 그로부터 30분 뒤 아예 방송 카메라 앞에 서서 성명을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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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WP 기사를 오보로 주장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측과 "양국 공동의 테러단체 위협을 놓고 논의했을 뿐"이며 "이 과정에서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정보당국 소식통이나 기밀 수집방법, 또는 군사 작전 정보가 유출된 적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NBC와 AP는 이 해명이 말이 안 된다고 평가했다. WP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소식통이나 기밀 수집방식을 노출했다고 보도하지 않았으며, 한 동맹국이 정보공유협정을 통해 미국에 제공한 비밀의 '세부사항'을 전달했다고 했기 때문.

WP도 이 해명에 대해 "트럼프가 민감한 소식통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러시아 측에) 공개했는지 아닌지 여부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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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더욱 명백한 설명을 듣기 위해 스파이서 대변인의 집무실로 달려갔다.

이 때 몇몇 기자는 대통령 집무실 근처에서 걷고 있던 스파이서 대변인과 덥키 국장, 샌더스 부대변인,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를 발견했다. 한 기자는 그 방향에서 고함 소리를 들었다.

기자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려 했지만, 이 때 공보실의 TV 소리가 비정상적으로 커졌다. 한 보좌관은 근처를 지나가다가 WP 보도에 대한 질문에 "난 다른 쓰레기통에 난 불을 진화하는 중이다"며 기자들을 지나쳐 갔다.

논의를 끝내고 나타난 샌더스 부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여러분의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겠다"며 "여러분은 이 장소를 비워도 된다"고 종용했다. 그는 그럼에도 기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여러분, 난 할 말을 다 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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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시아 외무장관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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