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문재인 대통령이 키울 '유기견 토리'의 처참한 과거(전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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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라고 불러요. 2년 가까이 가족을 못 찾았는데 하루아침에 '퍼스트 도그'가 된 거잖아요."

동물권단체 케어의 유기동물 입양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김은일 팀장의 목소리는 밝았다. 주인에게 처참하게 학대당하다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유기견이 대통령의 가족이 된다는 사실이 감동스러운 듯했다. 그는 "'설마 청와대에 유기견을 데리고 갈까'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서 "토리는 까맣고 못생겼다는 이유로 2년간 가족을 찾지 못했는데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것 아니냐"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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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는 경기 양주시의 한 폐가에서 짧은 끈에 묶인 채 썩은 잔반을 먹으며 주인으로부터 지독한 학대를 받던 개였다. 평소 개를 학대하기로 악명이 높았던 한 노인은 토리와 같은 유기견들을 어디선가 데리고 와 썩은 잔반을 먹이며 개들을 학대했다. 노인은 어디론가 이사를 간 후에는 아주 가끔 집에 들리곤 했다. 동네엔 매일같이 개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토리가 구조되기 전날도 노인은 여느 날처럼 개들을 학대했다. 노인은 기다랗고 뾰족한 꼬챙이를 이용해 토리와 다른 개 한 마리를 찌르며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제보자는 '이대로 뒀다간 개들이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해 개들을 구조해야겠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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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학대가 있던 이튿날, 제보자와 케어 관계자들은 폐가를 찾았다. 안타깝게도 전날의 학대를 이겨내지 못한 개 한 마리는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털이 덥수룩하게 덮여 있던 까만 개 한 마리는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토리였다.

김 팀장은 "지옥같은 곳에서 까맣고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짧은 끈에 묶여 있었다"면서 "제보자가 할아버지를 끈질기게 설득해 개를 구조해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병원에 옮겨 검진을 받고 털을 밀었는데 작은 밤톨 같더라"라면서 "그래서 우리가 토리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고 말했다.

토리의 건강검진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심장과 관절에 큰 이상이 있었다. 하지만 케어 관계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매일 토리를 극진히 보살폈다. 그 덕에 토리는 완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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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토리를 입양하겠다는 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털이 까맣다는 이유에서다. 김 팀장은 "털이 검으면 입양이 쉽지 않다"면서 "'색이 어두우면 재수가 없다'며 기피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토리의 입양센터 생활이 2년째에 접어들 무렵인 지난 4월, 한국은 5월9일에 열릴 19대 대통령선거로 시끌벅적해졌다. 대선후보들은 '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 시대'에 맞춰 반려동물 관련 공약을 앞 다퉈 내놨고, '유기견을 청와대에 데리고 가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대선주자들에게 청와대에 데리고 갈 유기견들을 추천했다. 케어에서 추천한 유기견은 토리였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당선 되면 토리를 청와대에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약속을 지켰다. 청와대는 현재 토리를 데려올 시기와 날짜를 케어와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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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일 팀장은 "토리가 청와대에 간다기에 '설마 정말 데리고 가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가게 됐다"면서 "지난 2년간 토리를 볼 때마다 딱하고 마음이 아팠는데 이런 경사가 생겨 기쁘다"고 했다.

그는 "한 해 버려지는 동물이 9만 마리에 이르고, 오랫동안 유기동물 보호소나 센터에서 가족을 기다리는 유기동물이 수두룩하다"면서 "이번 일이 유기동물 문제에 대해 전 국민이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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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의 반려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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