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FBI 국장을 해임한 이유에 대한 백악관의 설명은 이미 엉망진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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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트럼프가 9일 FBI 제임스 코미 국장을 해임한 이유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사설 이메일 서버 이용 수사를 잘못 처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코미 국장이 트럼프 선거캠프 측과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공모 의혹 수사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10일 오전, 애초부터 전혀 이치에 맞지 않았던 이러한 설명은 무너져 내렸고, 백악관은 더듬거리며 이를 변호했다.

코미 국장이 해임된 지 몇 시간 후,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TV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옹호했다. 맨 처음, 콘웨이는 화제에 집중하며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차관이 쓴 3페이지짜리 해임 통보 문서를 문자 그대로 읽어내려갔다. 클린턴 수사에 대한 코미의 처신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몇 분 뒤,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말과 모순되는 말을 했다.

콘웨이는 10일 아침 CNN 앤더슨 쿠퍼와의 인터뷰에서 "코미 국장 해임은 6개월 전의 선거 캠페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해임 결정은 전적으로 대통령이 백악관에 들어간 이후 FBI의 성과 때문에 내려진 것이다."

트럼프는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와의 회동 직후인 10일 오전, 이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 발언을 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코미 국장의 처신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코미는) 일을 잘 못하고 있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매우 간단하다. 그는 일을 잘 못하고 있었다."

사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가 "임기를 시작할 때부터" 코미 국장 해임을 고려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코미 국장이 "잔학한 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또 선거운동 기간 동안 클린턴에 대한 코미의 처신은 해임 사유가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가장 결정적인 해임 이유는 지난주 코미가 의회에서 했던 증언이라고 샌더스 부대변인은 말했다. 코미는 의원들에게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로레타 린치에게 보고하지 않고 클린턴의 이메일 문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말했다. 린치 장관은 이해상충을 겪고 있다고 판단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코미 국장이 "지휘체계를 우회했다"고 말했다. "이건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

10일 '매클래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로젠스타인 법무부 차관에게 코미 국장 해임을 정당화하는 건의문을 작성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포함한 백악관과 법무부 고위 관계자들은 코미 국장을 해임할 사유를 찾아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트럼프의 측근이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donald trump

그러나 샌더스 부대변인은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는 코미 국장이 지난주 의회에서 증언하는 것을 지켜본 뒤부터 그를 해임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의회 증언 당시 코미는 클린턴 이메일 수사에 대한 처리 과정을 변호하는 한편 러시아 수사 관련 질문을 피해갔다.

백악관 관계자는 10일 밤 기자들에게 트럼프가 지난 8일 로젠스타인 차관과 세션스 장관을 만나 코미 국장을 해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9일 날짜로 작성된 로젠스타인의 서한에는 클린턴 이메일 수사에서 코미 국장이 잘못된 조치를 취한 다양한 내용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지만, 해임 사유가 적시되어 있지는 않았다. 세션스 장관은 로젠스타인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짧은 서한을 보냈다.

클린턴 이메일 수사 처리 때문에 트럼프가 코미를 해임했다는 시각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전 행적에 비춰볼 때 모순되는 부분이 많다. 트럼프는 해임 사유로 밝힌 문제와 관련 없는 이슈들로 코미와 충돌해왔다. 트럼프 측근들의 러시아 정부당국자 연루 의혹에 대해 FBI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코미 국장이 밝힌 지난 3월, 트럼프는 씩씩대며 화를 냈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을 도청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코미 국장이 반박하자 트럼프가 격분하기도 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트럼프는 사설 이메일 서버를 이용한 클린턴을 기소하지 말 것을 권고한 코미의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로젠스타인 법무부 차관이 서한에서 밝힌 백악관의 주장과 배치되는 셈이다.

donald trump

트럼프는 코미가 클린턴에 대한 '불기소'를 권고한 지난해 7월, "매우, 매우 불공정하다! 늘 그렇듯 나쁜 판단이다"라고 트윗에 적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코미가 클린턴의 기밀서류 처리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트럼프는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 FBI가 새로 발견된 클린턴 이메일 수사 증거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한 사실을 의회에 통보한 코미를 칭찬했다. 민주당은 클린턴의 패배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할 만큼 코미의 이 행동은 논란을 불렀다. 트럼프는 당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코미가 명성을 되찾았다"고 말한 바 있다.

코미가 클린턴 수사를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했다고 트럼프가 정말 생각한다면, 취임 첫 날 그를 해임하는 게 더 이치에 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할 당시, 그가 코미 국장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는 신호는 발견되지 않았다. 취임 나흘 째 되던 날, 트럼프는 코미를 향해 키스를 보내는가 하면 그의 등을 쓰다듬고는 FBI 국장이 얼마나 "유명해졌는지"에 대해 발언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Donald Trump’s Story About Why He Fired FBI Director James Comey Is Already Falling Apar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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