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인사 발표가 고구마 먹은 듯 답답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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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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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이틀이 됐다. 문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보자 등 새 정부 첫 인사를 제가 직접 국민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라며 소통에 나서는 상식적인 모습에 국민들은 신선함까지 느꼈다. 내정자들은 기자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왜 이런 모습이 파격적으로 다가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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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박근혜 정부의 첫 1호 인사였던 윤창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이 당시 '인사 발표'를 하던 장면은 마치 고구마를 10개 먹고 물도 안 마신듯한 답답함이 밀려온다.

당시 인사 발표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고 발표 자리에서 '밀봉'된 봉투에서 서류를 꺼내 인사 명단을 발표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해 12월27일 인수위원장 등 인수위 인선 명단을 “나도 지금 본다”라며 밀봉 봉투에서 꺼내 읽는 퍼포먼스로 단숨에 화제에 올랐다. 박근혜 정부에 ‘밀봉 정권’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대변인은 인선의 의미와 배경까지 취재기자들에게 안내할 수 있도록 미리 맥락을 숙지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윤 전 대변인은 도리어 ‘밀봉’을 자랑 삼아 내세웠다. (2013년 5월13일,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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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특이했던 것은 왜 이런 인사를 했는지 설명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윤 대변인 스스로도 박근혜 당시 당선인으로부터 명단을 받고 설명을 들은 게 없었으니 인선 배경에 대해 설명을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재차 기자들이 질문하자 당황하는 모습만 노출됐다. 봉투 뜯고 발표한 것 외에는 다른 업무가 없었던 대변인이었다.

(중략) 윤 대변인은 자신의 인선 논란이 부담스러웠던지 5분여의 짤막한 인선 발표 뒤 곧바로 단상을 내려와 퇴장하려 했으나, 출입기자들이 질의응답을 요구해 단상에 다시 올랐다. 밀봉된 봉투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제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기자들이 특종도 없고 낙종도 없게 하려고"라고 말하는 등 톡톡 튀는 언행은 눈길을 끌었다. 그는 '1차 인선 명단을 언제 누구한테 받았느냐'는 질문엔 "아니 그게 왜 중요한 것이냐"고 반문하고, 기자들의 계속되는 질문엔 "아까 말하지 않았느냐"며 답변을 피했다. (2012년 12월 27일, 국제신문)

이처럼 왜 누가 어떻게 인사를 했는지 설명도 듣지 못하는 '밀봉 인사'가 계속되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김용준 총리 후보자 낙마 등 인사 참사를 빚으며 취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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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제19대 대통령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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