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의 GQ 화보는 여타 패션 화보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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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라이언 맥긴리의 작품들은 자유분방한 청춘들을 대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사진들은 보통 벌거벗은 20대들이 자연 속을 돌아다니며 폭죽을 터뜨리고 폭포로 뛰어드는 등, 젊고 거칠고 자유로운 모습을 담곤 했다.

그러나 맥긴리의 최근 연작들은 아주 다른 피사체를 담았다. 안젤리나 졸리와 이혼한 후 인생을 다시 설계하고 있는 ‘주스 클렌징을 하는 LA의 애 아빠’ 53세의 브래드 피트다.

이 화보는 ‘GQ 스타일’의 여름 특별 호에 담긴 것으로, 플로리다의 에버글레이드 습지, 뉴멕시코의 화이트 샌즈의 사구와 칼즈배드 캐번스 등 세 곳의 국립공원에서 촬영했다.

할리우드 최고의 주연배우 중 하나인 피트가 끝없이 펼쳐진 모래 위에서 슬픈 새끼 사슴처럼 굴러다니는, 묘하지만 매력적인 이 사진들에 대한 인터넷의 반응은 실로 뜨거웠다. 테렌스 맬릭의 영화들, 특히 ‘트리 오브 라이프’를 연상케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통적인 ‘셀러브리티 화보’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는 시리즈였다.

브래드 피트는 트리 오브 라이프 세트장을 떠난 적이 없었다.

인터뷰는 전반적으로 진정성과 자각을 주제로 했다. 그는 흩어진 가족을 이야기하며, 알코올 의존과 아버지로서 부족했던 점도 털어놓는다. 중년의 위기라는 표현은 부인했지만, 피트가 고통과 가능성이 공존하는 인생의 큰 변화기를 겪고 있음은 분명했다.

맥긴리의 사진들은 이 순간의 복잡함을 잘 담고 있다. 어떤 앵글에서는 피트는 나이 들고 수척하고 지쳐 보인다. 너무 오랫동안 떠돌아다녀서 몸이 망가져버린 민담 속의 은둔자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다른 앵글로 보면 청소년에 가깝다. 갑자기 키가 커버려 어색한 것 같은 그의 문신한 몸은 의미나 방향을 찾으려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 변하고 있으며 완벽하지 않은, 나이 들고 있지만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인 피트를 보여주는 이미지들이다.

셀러브리티 화보들은 대부분 섹시하고 글래머러스하며 굉장히 비현실적이다. 부러움과 욕망을 일으키는 걸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여배우들은 환상적인 드레스를 입고 풀밭, 욕조, 허름한 바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자세로 누워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헤어드레서,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에디터들이 모두 힘을 합쳐 모델의 내면과 복잡함을 제거하고 아이콘으로 만든다.

이런 화보들은 또한 남성 사진작가가 촬영한 젊은 여성을 담는 경향이 있다. 물론 GQ 같은 매체는 남성 스타들을 주로 싣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부터 아담 드라이버까지, 보통 거친 모습, 블레이저를 입은 쿨한 모습 등을 보여준다. 맥긴리와 피트는 그 트렌드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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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긴리는 퀴어이지만,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적 지향성이 작업에 얼마나 반영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퀴어 아티스트 캐서린 오피에게 자신이 17세일 때 AIDS로 사망한 친형이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형으로 인해 삶에 대한 열정이 자신에게 스며들었으며, 그 덕에 자신의 사진에 활기가 생겼다고 전했다.

맥긴리는 “어찌 보면 내 작품은 그에 대한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삶을 진정으로 포용하고 미쳐 날뛰는, 에너지를 가득 담고, 삶을 충만하게 사는 사진을 만드는 것. 내게 있어 이건 탈출이다. 뷰파인더를 들여다볼 때 나는 다른 곳에 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맥긴리는 자동차 여행을 하며 촬영을 할 때가 많다. 친구들끼리 트램펄린, 스모크 머신, 디스코 볼 등 시각적으로 충격을 주는 도구들을 들고 인도를 돌아다니며, 멋진 석양을 환각적인 모습으로 바꾸는 것이다. 지난 3월 맥긴리는 피트와 함께 8일 동안 국립공원 세 곳을 돌았다.

피트는 “셀러브리티 촬영을 할 거면 뭔가를 만들어 내보자, 아티스트와 작업하자, 어떤 걸 만들 수 있는지 보자, 라는 식이었다. 그게 늘 더 흥미롭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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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이 화보에 빠져든 이유는 셀러브리티, 특히 중년 미남 배우를 이런 식으로 담는 경우가 정말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사진들에서는 피트가 어색하고, 힘들어하고, 슬픈, 조금은 바보 같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가끔 실패하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몸부림치는 사진도 있다!

할리우드식 치장을 하지도, 남성성이 꿈틀거리지도 않는다. 여성 셀러브리티를 영원히 손에 넣을 수 없으면서도 전혀 복잡하지 않은 여신으로 만드는 식의 패션 잡지 화보와는 전혀 다르다.

맥긴리의 작품 스타일과 피트의 인생을 묶어,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이야기를 전달했다. 남성의 시선이 젊고 섹시한 여성을 미화한다는 셀러브리티 화보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맥긴리는 흠결이 있고 상처받기 쉬운 남성 배우의 어색하고 복잡한 모습을 담아내, 말과 몸짓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전했다.

페미니즘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좋다는 말을 흔히 한다. 맥긴리의 화보는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될 법한 사진임과 동시에 페미니즘이 남성에게 좋은 이유를 시각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사진이 남성의 시선에서 벗어나면, 남성들은 자신의 창의성과 감정, 불안함과 공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습기 찬 동굴에서 원피스를 입고 뛰어놀고 우울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볼 수도 있다. 파도처럼 펼쳐진 흰 모래 위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출 수도 있다. 그리고 솔직히, 정말 재미있어 보인다.

라이언 맥긴리가 촬영한 브래드 피트의 화보는 GQ의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허프포스트US의 'Those Brad Pitt Photos Aren’t Just Meme-Worthy, They’re Kind Of Radical'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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