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호남에서 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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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은 왜 안철수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처가가 전남 여수로 '호남사위'로 불리는 안 후보에게 호남은 정치적 출발점이자 고비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호남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는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진원지였고 민주당과 결별하며 정치적 기로에 섰던 지난해 20대 총선에서는 '녹색돌풍'을 선물했다.

당시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광주 8석을 석권하는 등 호남 의석 28석 중 23석을 휩쓸며 원내 제3당 자리를 차지, 안 후보의 대선가도에 양탄자를 깔아줬다.

안 후보는 총선 직후 대선 지지율에서 문 후보를 압도했고 국민의당도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을 앞지르며 호남의 맹주자리를 예약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총선 후 1년여 만에 치러진 '장미대선'에서 그가 받은 성적표는 초라했다.

5·9 대선 개표 마감 결과, 광주에서는 95만7321명의 투표자 중 61.1%인 58만3847명이 문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안 후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8만7222표(30.1%)를 얻는데 그쳤다.

전남은 문 후보가 59.9%, 안 후보는 30.7%였다. 전북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더 커 문 후보가 64.8%, 안 후보가 23.8% 지지를 받았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 득표가 문 후보의 절반에 그친 가장 큰 이유로 호남정서와 배치되는 선거전략을 꼽고 있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 후보로 확정된 뒤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반기문 전(前)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층 등을 흡수하며 문 후보와 '2강'을 형성했다. 호남에서도 안 후보가 '1대1'로 문 후보와 맞대결을 펼칠 경우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며 '뒤집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안 후보는 이 무렵부터 보수층 껴안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이같은 선거전략이 오히려 '집토끼'인 호남 지지층을 잃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대중 전(前)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모호한 발언,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적폐청산'에 대한 호남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지지율이 급락한 것이다.

최대 지기기반인 호남이 흔들리면서 안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자 TK 등의 보수층도 안 후보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쪽으로 쏠리게 됐다.

박지원 당 대표를 비롯한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이 공식 선거운동 기간 내내 참여정부의 '호남홀대론'을 꺼내 들며 반전을 노렸지만 오히려 '자책골‘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승용 전남대 교수는 "안철수 후보는 호남과 영남이 동시에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였고 정당연합, 지역연합을 통해 표를 확장해야 했는데 스스로 그 기회를 놓쳤다"며 "문재인, 홍준표 후보가 잘한 게 아니라 안 후보가 다 차려진 밥상을 걷어차 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이어 "국민의당이 지난 총선에서 ‘호남차별론’을 내세워 호남에서 성공했지만 영남에서 역풍이 불 수 있는 이 사안을 이번 대선에서도 부각시켰다"며 '무능'한 선거전략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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