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홍준표·안철수·유승민의 '홍대 자리싸움'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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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트렌드’의 최전선이자 밤 문화를 이끄는 서울 홍대 거리에 8일 밤 3명의 대선 후보가 나타났다. 후보들은 자신들이 정한 거점 유세지가 겹치자 장소를 급하게 바꾸는 등 22일간의 선거운동 마지막까지 신경전을 벌였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이날 밤 홍대 거리를 유세장소로 가장 먼저 선점한 이는 ‘놀랍게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였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까지 올라오는 ‘경부선’ 유세의 마지막 장소로 ‘밤 11시 홍대입구역 8번 출구’를 일찌감치 정했다. ‘홍대’가 ‘홍준표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것도 장소 선정의 이유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홍대 거리를 유세 장소로 추가한 것은 이날 오전 11시께였다. 청년층이 많은 서울 안암동 고려대와 노량진을 거쳐 명동에서 유세를 마무리하려던 애초 계획을 바꿔, 밤 10시 홍대 근처 한 신발가게 앞에서 마지막 유세를 갖기로 한 것이다. ‘불구대천’ 사이인 홍 후보의 유세시간과는 1시간 여유가 있고, 장소도 한 블록 정도 떨어져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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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제19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 홍대거리에서 마지막 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저녁 7시50분께 유 후보가 점찍은 신발가게 앞에서 동일한 시각(밤 10시)에 도보 유세를 한다며 갑자기 일정을 변경하면서 정치부 기자들이 바빠졌다. 애초 안 후보는 밤 10시에 홍대 근처 한 카페에서 페이스북 라이브중계에 출연하기로 돼 있었는데 중계를 30분 미루고 갑자기 도보 유세를 추가한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장 취재기자들 사이에서는 투표일 전날 밤 안철수·유승민 두 후보 사이에 ‘전격적인 무언가’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특히 안 후보 쪽에서는 ’유승민과 악수하는 장면이 나쁘지는 않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유 후보 쪽에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 우리가 굳이 왜 그런 장면을 연출하느냐’며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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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9대 대선 투표일을 하루 앞둔 8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 싶은 거리 일대에서 도보 유세를 펼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그러나 태극기와 성조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을 든 홍준표 후보 지지자들이 홍대 거리 근처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후보들 간의 극적인, 또는 의도한 조우는 실현되지 못했다. 자칫 ‘태극기 세력’과 겹칠 경우 젊은층들에게 좋은 점수를 따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공휴일로 지정된 대선일 전날 밤 홍대를 찾은 젊은이들은 홍 후보 지지자들을 보고 “저분들이 어버이연합이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 후보 쪽이 유세장소를 유 후보와 안 후보가 선택했던 신발가게 앞으로 옮겼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 후보 쪽은 도보 유세 출발장소를 홍 후보가 애초 선점했던 홍대입구 8번출구로 급하게 다시 바꿨다. 이후 홍 후보는 10여분간 홍대 거리를 훑는 과정에서 버스킹 기타 공연 현장에 들어가는 넉살을 과시하기도 했다. 클럽 대부분이 쉬는 홍대의 월요일 밤은 그렇게 대선 후보와 그의 지지자들로 불타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