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청와대 관저에서 지낸 유일한 인물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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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GEUN HYE
SEOUL, SOUTH KOREA - DECEMBER 09: In this handout photo released by the South Korean Presidential Blue House, South Korea's President Park Geun-Hye attends the emergency cabinet meeting at the presidential office on December 9, 2016 in Seoul, South Korea. The South Korean National Assembly voted for an impeachment motion at its plenary session, which will set up the rare impeachment trial for President Park over the accusation of corruption involving Park and her long time confidante. (Photo b | Handout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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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은 누굴까? 청와대의 대통령 관저에 종종 드나든 것으로 알려진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보다 더 가까이서 보필한 사람이 있다.

관저에서 거주하면서 박 전 대통령을 '24시간 밀착 보필'한 유명 한식 요리 연구가 김막업(75)씨가 바로 그 주인공. 김씨는 2013년까지 각종 요리 관련 방송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했다가 돌연 잠적했다. 이후 업계에서는 그가 청와대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여성동아는 전한다.

언론들의 집요한 추적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입을 연 적이 없었던 김씨가 8일 발행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가 묘사하는 박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과연 24시간 밀찰 보필한 사람이 말하는 것이라 그 디테일이 다르다. 이를 테면 '박 전 대통령이 사람 만나는 것을 싫어한다'는 널리 알려진 사실에 대해서도 이런 디테일이 나온다:

"관저 안에 함께 지냈지만 대화를 나눈 적이 거의 없어요. 이분은 차갑다고 해야 하나, 그런 정(情)이 없어요. 웬만하면 인터폰으로 다 했어요. 내실에는 아무도 못 들어갔어요. 나갈 때도 문을 잠급니다. 이 때문에 관저의 전등을 LED로 모두 바꿨는데 내실만 그냥 뒀어요. (중략) 이분은 티슈를 다 쓰면 방문 앞 복도에 빈 갑을 내놓아요. 롤휴지가 떨어졌을 때는 그게 어디에 비치돼 있는 걸 알고는 직접 가져다 써요." (조선일보 5월 8일)

인간 박근혜의 일상은 거의 '히키코모리'에 가까울 정도였다. "외부 일정이나 수석비서관 회의가 안 잡혀 있으면 안 나갑니다. 종일 내실에만 있습니다. 언제 대통령이 인터폰으로 부를지 모르니··· 제가 쉬지도 못하고 숨도 제대로 못 쉬었어요." 김씨는 이렇게 회고했다.

청와대의 대통령 관저는 유리문을 경계로 대통령이 주로 기거하는 내실, 의상실 등과 회의실, 대식당 등으로 나뉘어 있다. 과거 정부에는 관저에서도 종종 회의를 했으나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관저를 찾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관저 현관에 놓여있던 슬리퍼 여섯 켤레조차 다 치워버렸을 정도였으니까.

심지어 '비선 실세' 최순실 조차도 그 유리문을 넘어간 적이 없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돼 관저를 떠나 삼성동 사저로 돌아갈 때도 따라가 "사흘 동안 코피를 쏟았"을 정도로 박 전 대통령을 각별하게 여긴 김씨조차도 '왜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됐을까' 자문했다 한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된 이후 자신이 구속될 것을 예감했던 것 같다고 김씨는 말했다:

"대통령이 영장 심사를 가기 이틀 전인 3월 28일 저녁에 대통령이 제 방에 노크를 했습니다. 깜짝 놀랐어요. 통상 인터폰으로 '좀 올라오세요'라고 했으니까요. 이분이 급여 봉투를 내밀었습니다. 제 급여일이 4월 5일인데, 미리 주는 걸 보고 '각오하셨구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조선일보 5월 8일)

"못 배운 나보다 훨씬 더 불행한 사람이었습니다." 인터뷰의 마지막을 장식한 김씨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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