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 정치인' 에마뉘엘 마크롱은 어떻게 프랑스 대통령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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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에마뉘엘 마크롱은 프랑스 유권자들에게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군소 정치인이었다. 7일(현지시간) 그는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을 꺾고 승리를 거두었다.

여러 추문과 논란으로 얼룩졌던 이번 대선에서 마크롱의 부상은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 중 하나였다. 39세인 그는 프랑스 현대 역사상 최연소 지도자가 될 것이며, 기존 유력 정당 후보가 아닌 최초의 대통령이다.

마크롱은 사회당 출신으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당시 2년 동안 경제산업부 장관을 맡았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는 로스차일드에서 은행가로 일했다. 이번 대선 전에는 선거에 출마해 본 적이 없다.

french election

마크롱은 경험이 부족하지만, 그가 최근 이끈 정치 운동 ‘앙 마르슈!’(전진)는 빠른 속도로 지지자를 끌어모았다. 그는 프랑스의 정치인들이 무능하고 부패했다고 비판하며 급진적 메시지를 보냈지만, 비교적 온건한 경제 개혁에 기반한 중도적 공약을 내세웠다. 묘한 조합이었지만, 지금은 프랑스 정치에서 묘한 시기이다.

프랑스의 정치를 구성해왔던 두 주요 정당은 사회당과 공화당이었다. 이번 대선 선거 운동은 좌파 사회당에 대한 지지가 무너지고 보수 공화당에 대한 부패 혐의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시작되었다. 4월 30일에 마크롱과 르펜이 1차 투표를 통과했고 5월 7일에 결선 투표가 치러졌다. 이 둘은 아웃사이더라는 위치는 마찬가지였지만, 프랑스의 미래에 대한 비전은 극단적으로 달랐다.

french election le pen

르펜은 프랑스를 유로존에서 탈퇴시키고 자국 화폐인 '프랑'을 다시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EU 가입국 유지에 대한 국민 투표를 실시하고, 반 이슬람 및 반 이민 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유세를 흉내내, 르펜은 ‘프랑스인 먼저’ 정책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르펜이 당선되었다면 EU에겐 어마어마한 타격이 되었을 것이다.

반면 마크롱은 온건한 개혁을 추구하며, 프랑스가 EU 활성화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전체에서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득세하고 있는 지금, 그는 양극화되기 일쑤인 프랑스 정치를 중도로 끌고 오려 애썼다. 마크롱의 승리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친 EU 인물들은 한숨 돌리게 된 셈이다. 유럽이 난민 위기와 브렉시트를 겪으며 메르켈은 극우파들의 표적이 되곤 한다.

macron europe

마크롱이 작년 11월에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때는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이 확실시 되었다. 하지만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후보의 선거 운동은 완전히 실패했으며, 그가 가족들을 거짓으로 채용해 수십만 유로의 세금을 주었는지 공식 수사가 이루어질 지경에 처했다.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는 사회당의 올랑드 대통령은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1958년 제5공화국이 출범한 이래 어떤 대통령도 한 적이 없는 일이다. 올랑드 정권 말기인 지금, 전통적으로 막강했던 사회당은 몰락했으며, 베누아 아몽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대패했다.

macron speech

프랑스 언론들은 카리스마 있는 마크롱을 많이 노출시켰고 다른 정당들은 마크롱을 편애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한편 타블로이드는 마크롱의 고등학교 교사였던 24세 연상의 아내 브리짓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마크롱 부부는 매거진 '파리 마치' 표지에 여러 번 등장했고, 마크롱은 인터뷰에서 그들의 관계를 계속해서 변호했다.

마크롱이 사실은 게이이며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루머도 이번 대선의 기이한 점 중 하나였는데, 마크롱은 이를 부인했다. 보수적 변호사가 러시아 국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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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이 언론과 소셜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긴 했지만, 그가 떠오를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프랑스 정치의 분열이었다. 공화당은 우파 정책을 일부 도입한 반면, 마크롱은 공화당의 입장 변화에서 소외된 유권자들을 노렸고 정치적 시각에서 보다 넓은 유권자층을 공략했다. 3월 영국 채널4 인터뷰에서 마크롱은 극우의 인기를 약화시키기 위해 극우의 공약을 베끼려 하는 정치인들은 실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국민전선의 방향을 따르려는 건 큰 실수다. 그들은 언제나 복사본보다 원본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Emmanuel Macron’s Unlikely Rise To Becoming France’s Presiden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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