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는 공짜가 아니다. EU가 '합의금' 72조원 등 강경한 협상조건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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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600억유로(약 74조원) 지불 등 강경한 브렉시트 협상 조건을 내걸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협상력 강화를 명분으로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유럽연합 쪽의 단호한 태도에 따라 협상의 앞날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 27개국 정상들은 메이 총리를 뺀 채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양쪽에 건너가 사는 시민들의 주거권 보장 △약속한 분담금 지급 △북아일랜드 경계 문제 해결 등 세 가지를 가이드라인으로 정했다. 도날트 터스크 유럽연합 상임의장은 “중요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영국과 자유무역 협상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세 가지가 해결되지 않으면 4억4천만명 규모의 유럽 소비시장에 지금처럼 접근하고 싶어 하는 영국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못박은 것이다.

eu brexit

유럽연합은 최우선 순위로 영국에 320만명, 다른 회원국들에 120만명이 있는 상대방 시민들의 주거권 문제 해결을 꼽았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해 완전한 ‘외국’이 되면 이들의 취업과 주거 문제가 위협 받게 된다. 유럽연합은 또 영국이 지급을 약속한 돈은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돈은 최대 600억유로로 추산된다. 유럽연합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경계 문제도 가이드라인에 포함시켰다. 영국이 만약 아일랜드와의 국경을 닫아버리면 북아일랜드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한 것이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가이드라인에는 넣지 않았지만, 북아일랜드가 아일랜드와 통합하면 자동으로 유럽연합 회원국이 된다고 명시했다. 북아일랜드 주민들은 1998년 ‘굿 프라이데이 협정’에 따라 투표로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은 6월8일 총선에서 승리한 뒤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서겠다는 메이 영국 총리에 맞서 회원국들이 전열을 정비해 내민 ‘이혼 소장’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27개국 정상들은 오찬회담 몇분 만에 만장일치로 가이드라인에 합의해 단호함을 과시했다.

‘이혼 소송’ 본격화를 앞두고 설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브뤼셀에서 “우리는 누구에 대항해 연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주 메이 총리가 “(다른 회원국들이) 우리와 맞서려고 세를 형성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 내놓은 반응이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27일 독의 의회에서 “영국의 몇몇 사람들은 아직도 착각을 하고 있으며, 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정상회담 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영국은 불가피하게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이는 그들이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 책임자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장관은 회담 내용을 두고 “우리 생애에서 직면한 가장 복잡한 협상이 될 것이다. 힘들고, 때로는 대결적인 협상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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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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