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 마지막 촛불집회가 열렸다(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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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통령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연인원 약 5만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대선 전 마지막 촛불집회가 열렸다.

촛불집회를 주관해 온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제23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개최했다.

지난해 10월29일 처음 시작된 촛불집회는 지치지 않고 타올라 마침내 지난달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 다음달 9일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선거를 이끌어냈다.

23차례나 촛불을 들어올린 시민들은 민심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5월9일 대선전을 비판하며, 선거 이후 촛불민심이 결실을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등 정치권이 우왕좌왕할 때마다 준엄한 민심의 나침반이 됐던 촛불 시민들은 사실상 마지막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다양한 목소리를 쏟아냈고, 이들의 요구는 '적폐청산'으로 귀결됐다.

최종진 퇴진행동 공동대표(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는 "1700만 촛불이 만든 대선정국에서 촛불 민심은 사라지고 권력다툼만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 27일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과 미군이 성주에 도둑놈처럼 사드 배치를 강행했다. 광화문뿐 아니라 울산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공농성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나라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다시 한번 촛불을 들고 우리 삶을 바꿔야 한다. 삶을 바꾸는 대선, 노동자 시민이 정당하게 사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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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마지막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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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수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청년들은 대통령 하나 바꾸려고 거리에 나온 것이 아니다"며 "우리가 들었던 촛불은 우리 사회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청년들의 외침을 대선 후보들이 제발 듣길 바란다. 반값등록금, 최저임금 1만원, 청년부 신설, 차별금지법 제정 등 대학생과 청년들이 요구하고 명령하는 공약들을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천 효성고 3학년생 김현모군은 "참정권이 없어서 매우 슬프고 화가 난다.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들을 위해 저희들의 대변인이 되어 선거에 임해달라"면서 "그렇다고 어른들이 청소년들을 영원히 대변할 수 없다. 다음 선거, 2018년 지방선거 때는 반드시 청소년의 참정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우리 정부와 주한미군이 지난 26일 새벽 경북 성주골프장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를 기습 배치한 것과 관련, 격한 성토도 쏟아졌다.

강해윤 원불교 교무는 "정부가 그동안 끊임없이 말바꾸기를 하며 사드 배치를 강행했는데 어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드 값 10억달러를 달라고 했다"며 "결국 1조2000억원어치 물건을 팔아먹는 것이 사드의 진실이었던 것"이라고 비난했다.

열악한 방송제작 환경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tvN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 고(故)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씨,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성소수자 등도 발언에 나섰다.

김혜영씨는 "아들은 노량진 '공시생'의 애환을 그린 혼술남녀에서 신입 조연출을 하다가, 종방연 다음날인 2016년 10월26일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며 "'하루 20시간이 넘는 노동에 지친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떠미는 것이 제가 제일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어요'라고 유서에 썼다. 진상규명을 통해 CJ E&M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남웅 행동하는 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위원장은 "우리는 차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요구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대선을 앞당겼다"며 "차기 대통령의 책임은 막중하다. 차별받고 배제 당하는 모두의 존엄과 보편적인 인권의 가치를 위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소리쳤다.

이날 촛불집회에 앞서 오후 6시 4·16연대 주최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촉구대회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김초원씨의 아버지 김성욱씨(57)는 발언대에 올라 "딸은 참사 당시 비교적 탈출이 쉬운 5층 객실에 있었지만 아이들을 두고 올 수 없다는 당연한 마음 때문에 구조에 나서 자기가 입었던 구명조끼까지 학생에게 줬다"며 "그런데 죽음에는 차별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딸은 기간제 교사라 순직을 인정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죽은 선생님의 명예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대선전 마지막 촛불집회에 아쉬움을 쏟아냈다.

23차례 이어진 촛불집회에 '개근'을 했다는 시민 육상수씨(63)는 "계속 나오면서 항상 여기 오는 젊은 사람들한테 죄지은 마음이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투표를 잘못하고 사회를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해 사회가 이렇게 됐다"며 "6개월 동안 싸워서 이룬 것이 제대로 굴러갔으면 한다. 젊은 사람들이 살아갈 세상이니까 이번 대선에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투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민 원모씨는(54·여)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3년상도 지났다'는 말을 했는데 정말 용서가 안된다. 이런 세월호 문화제가 계속 이뤄져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오늘이 마지막인데 박근혜가 구속되긴 했지만 선거판을 보면 후보들이 자기들 유리한 쪽으로만 하겠다고 해 (공약들이) 지켜질까 우려된다. 앞으로도 촛불 시민의 힘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1시부터는 세종대왕상 앞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촉구를 위한 릴레이 버스킹 공연이 열렸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나서 시민들에게 공연을 들려주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운동을 벌였다.

이밖에도 광장에선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위한 캠페인, 광화문 광고탑 고공농성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결의대회가 열렸다.

밤 9시쯤 본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정부와 미군의 기습 사드 배치에 항의하기 위해 삼성동 총리관저, 주한미국대사관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호루라기와 나팔을 불며 "사드배치 철회하라! 사드가고 평화와라"를 외쳤다.

한편, 친박(친박근혜) 성향 단체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는 이날 오후 두시 강남구 삼성동 SM타운 앞에서 '제2차 태극기시민혁명 국민대회'를 열었다.

같은 시각 중구 대한문 앞에선 조원진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지유세가 열려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 약 2000명(주최 측 추산 1만명)이 운집했다.

권영해 새누리당 공동대표는 "불법 탄핵으로 치르게 된 반갑지 않은 대선이지만, 이번 대선은 여론조작과 언론선동으로 이뤄진 탄핵이 잘못됐음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조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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