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는 왜 모두의 만류를 뒤로하고 안철수에게 갔나(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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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포스트코리아/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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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의원은 4월6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안철수 후보가 있는 국민의당으로 갔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의 상승세에 편승해' 배신'했다는 시선이 가득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돌아서자 온라인에서는 이 의원을 조롱하는 글들이 넘쳐났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런 시선들에 개의치 않았다. 이 의원을 지난 25일 의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올라가서 대세에 따라간 게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한데요.
= 그건 너무 억지스러운 이야기죠. 제가 그것을 결정하던 시기에는 차이가 꽤 났을 때였어요. 20%도 채 안 될 때였고, 대세론 유력 후보인 문 후보는 30%였습니다. 국민의당은 의원 숫자도 적었고요. 단순히 상승세 있으니까 갔다? 1~2주 후에 30%까지 올라갔을 때 당을 옮기기로 결심했으면 몰라도 그건 아닌 거 같아요.

- 비문(非文) 의원 가운데 대표 격인 박영선 의원은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고, 이 의원은 국민의당으로 왔습니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 이 의원을 조롱하는 글도 많이 보였습니다.
= 제가 유불리를 따졌으면 민주당에 남았겠죠.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정치 대격변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대통령이 가장 큰 권력 아니겠어요. 큰 당(민주당)에 있으면 기본은 하는데, 대통령이 안 되면 정말 어려운 길이 될 수도 있는거고요. 저는 지역구 관리를 잘해왔는데 탈당을 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됩니다. 과장 좀 보태서 '이언주는 가만히 있어도 3선(경기 광명을)은 따놨다'고 할 정도였거든요. 밑에서 반대하고 난리가 났죠. 다음 총선이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어요. 저는 처음에 꿈꿔온 그런 정치, 보람을 느끼는 정치, 1987년 정치의 대격변을 겪고 또 다시 정치 대 격변이 있을 때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정치의 대변화를 이루면서 새 역사를 쓰는 데 함께 할 수 있다면, 밀알이 될 수 있다면 정치인으로서 자랑스러운 일이 될 거 같았습니다. (박 의원께는) 여기 남아서 잘하시라고 말하고 저는 가겠습니다 하고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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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에서 의원 생활을 시작했고, 국민의당이 만들어졌을 때도 민주당에서 여전히 의원 생활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뒤늦게 국민의당에 왜 합류했나요.
=민주당 다수당 의원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을 수도 있고 그래서 더 적을 수도 있죠. 다수당 의원이라도 소수 세력이면 할 수 있는 게 없죠. 그게 계파의 패권이 강할 때는 그렇죠.

- 문 후보 측에서는 '친문 패권'이라는 건 없다고 하는데요.
= 아휴 그건 뭐 말이 안 되고요. 계파를 가지고 리스트 만든 문서도 돌아다니고, 얼마나 '친문'(親文)적이냐는 걸로 점수 매긴 것도 있어요. 그게 공식적인 문서는 아니지만. 저도 처음에는 (계파라는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건 아니고요. 심각하게 있죠. 어디 뭘 하나 하려고 해도 친소관계와 관련성에 의해서 진행이 되고, 어찌됐든 없다고 주장은 하지만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누가 친박인지, 누가 친문인지. 이미 그것 자체가 없는 게 아닌 거죠.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많이 나간 것 같고, 단지 그쪽에서는 심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겠죠.

지금 민주당의 의사결정 구조는 승자독식 구조로 돼 있잖아요. 최고위원들도 다수 세력의 지지를 받는 사람들만 최고위원이 되게끔 돼 있거든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를 민주당이 답습하고 있거든요. 40~50%라도 1등을 하면 그 사람이 모든 100%를 대변하는 것처럼 되고, 대통령 선거도 결선투표제가 없잖아요. 박근혜 전 대통령도 51%의 대통령이었음에도 나머지 49%를 적으로 돌리고 블랙리스트 만들고 그랬잖아요. 민주주의가 다수결의 원칙을 고수한다고 해서 다수세력의 뜻대로 가고 소수세력을 무시하는 게 진정한 민주주의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민주주의 역사가 일천할 때 독재에 항거하는 민주주의는 형식적 민주주의일지 모르겠으나,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민주주의는 그것을 넘어서서 소수의 목소리는, 그들의 지분만큼은 존중이 되고 소수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정책에 반영이 돼야 합니다.

새누리당이 왜 문제가 됐습니까. 패권적 문화 때문에 그 사달이 난 거잖아요. 친박이라는 세력을 가지고 당을 지배하고 힘을 부리니까 대통령이 그런 엉뚱한 이상한 짓을 하고, 이상한 일이 있었지만 전부 입을 닫고 잘한다 한 거 아닙니까. 민주당도 그런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거죠. 이런 심각한 문제가 깨져야 합니다. 대통령 선거부터 기존의 양강 구도에 있지 않은 아웃사이더가 깨부수는 일이 발생해야 그다음에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거지, 기존 틀 속에서 조금씩 바꾸려고 백날 몸부림쳐도 한계가 있어요. 많은 사람이 노력해 왔겠지만 할 수가 없죠.

예를 들어 개헌도 해야 하고, 선거제도도 개혁해야 하는데 하냔 말이에요. 한다고 해놓고 안 한단 말이에요. 기득권인데. 정의당이 맨날 외치지만, 정의당 힘이 없잖아요. 답이 뭐냐. 소수정당이 집권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 헤게모니를 가지고 양쪽에 있는 거대정당 속에서 그 안에 나름 패권에 질식해 있는 의원들이 빠져 나와서 '자 이제 우리 정치 새롭게 좀 해보자' 이렇게 우리 고질적인 정치를 고해성사할 수 있을 때 정치가 바뀔 수 있다고 봅니다.

- 지난 주말 유세에서 이 의원께서 흘린 눈물이 화제가 됐는데요. 왜 우셨습니까.
= 안철수 후보의 당선이 정치 대격변의 시작이고, 정치 질서가 재편되는 계기가 된다고 봤어요. 안 후보 개인의 호불호, 장단점 이전에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해서, 안 후보의 위치가 하나의 시대적 요구고 사명이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왜 정치가 변해야 하냐는 이야기와 정치인으로서 겪었던 어려움, 안타까움을 생각하면서 울컥했었던 것 같습니다.

- 한국 정치에서 유권자들의 성향을 살펴보면 정치공학적으로 주장됐던 것은 '보수-진보' 구도 속에서 진보정당의 약진과 같은 접근들만 이뤄져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4.13 총선에서' 제3 정치세력'으로 대변되는 국민의당이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약진의 결과로 나타났는데. 이 의원께서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습니까.
= 그러니까 솔직히 그 당시에 저도 고민을 많이 했죠. 제 노선이 제3세력의 노선과 비슷했고, 정치 개혁의 열망이 컸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해야 되지 않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과연 성공할까? 저러다 말겠지. 민주당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그 당시에 안철수와 몇몇 의원들은 정치 개혁을 부르짖으면서 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공천의 위기 등 어려움 때문에 섞여 있었기 때문에 과연 저런 상태에서 뭐가 되겠느냐 하는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제가 저기 함께해서 될지 안 될지 몰라서 회의적으로 생각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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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이 당시 총선에서 전국정당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죠?
= 그렇죠. 그래서 저는 반성을 많이 했어요. 내가 너무 속물이었구나. 내가 현실적인 문제를 너무 많이 생각하고 복잡하게 생각했습니다. 제게 그런 열망이 있었다면 따지지 말고 해야 했습니다. 그 이후에 국민의당이 홍보비 논란, 물론 무죄로 밝혀졌습니다만. 저는 그게 박근혜 정부의 공작이라고 생각해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기 전이기 때문에, 보수적 견해에서 보면 문재인 후보는 손쉬운 상대고 안철수 같은 제3세력이 크는 것이 위협적 존재라고 생각했을 거 같아요. 특히 국민의당이 정당 투표에서 선전하는 걸 보고 충격받았을 거예요. 정치 기득권 입장에서는 정치 이단아이기에 제거하기 쉽다고 생각했을 거고요.. 안철수 후보가 당내에서 힘을 잃게 되면서 호남당처럼 가게 돼 버렸죠. 저도 그래서 기대를 져버렸었어요. 내가 그때같이 했었어야 했는데 하면서.

- 허프포스트가 지난 2월, 안 후보의 지지율이 10%대 일 때 전국 민심투어를 하고 '이번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다'라는 기사를 냈습니다. 당시에는 "믿을 수 없다"며 의아해해는 반응들이 많았지만 각 당 경선이 끝나며 실제로 안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결국 양자구도까지 갔습니다.
= 저는 안 후보에게도 그래요. 죄송하지만 저는 후보님이 탁월하다든지 해서 온 게 아닙니다. 후보님이 그 자리에 서 계십니다. 저는 격변이 일어나기를 너무나 염원합니다. 나 안철수가 당선되는 것을 나 안철수가 잘돼서 대통령에 당선되겠구나 이런 차원에서 생각하시면 큰일 납니다. 절대 그게 아니고 나 안철수 후보는 시대적 요구를 담아낼 사명이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정말로 죽을 둥 살 둥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역사의 죄를 짓는 거다. 잘 돼야 하는데….

- TV토론에 아쉬움이 많으시죠?
= 아. 네. 뭐....어떻게 말씀드리겠습니까. (침묵) 저는 노무현 대통령 좋아하는데. 노 전 대통령이 그 당시에도 온갖 조롱을 다 당하고 사람들이 우습게 생각했죠. 중요한 것은 그분이 시대적 요구를 담아내고 있었어요. 권위주의 청산과 함께 과거의 정치 패턴이 현대화되고 평등한 것에 가깝게 시대사조들이 변해나가는 흐름에 노무현 대통령이 계셨거든요. 사실 노 대통령이 많은 준비가 안 돼 있었고, 고민도 덜 됐지만 그런데도 그분이 당선됨으로써 우리 역사가 한 단계 도약했다고 생각해요. 업그레이드된 상황에서 또 다른 시행착오를 겪은 거죠. 안철수 후보도 마찬가지로 정치 기득권 입장에서 참 애송이고 '네가 학생운동을 했냐, 뭘 했냐'는 식으로 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처럼 조롱하고 비웃고....도대체 왜 이럴까. 안철수라는 사람이 우리 시대에 필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데 왜 이렇게 우습게 생각할까. 정치권에 있는 수많은 기득권자들은 뭐했는가, 왜 이런 사람에게 조롱을 던지나 참 못됐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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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에 안철수 후보가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라고 했을 때 모두 의아해했습니다.
= 저는 솔직히 현실적으로 과연 가능할까에 대해 의문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픈 프라이머리를 보기 전이었으니까요. (국민의당은) 환자로 치면 시름시름 앓는 상황이었으니까. 이제 안철수 현상은 끝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냉정하게 했고요. 저로서는 그러면 가장 부합하는 후보가 누구냐고 봤을 때 저는 안희정 지사라고 봤어요. 저는 안 지사를 도와서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안 지사 캠프에서 나름 도와드렸지만, 경선이라는 것이 시대정신보다는 내부 조직으로 결정되다 보니까 현실적이지 않을 카드였죠. 저는 당을 옮기지 않고 안철수보다는 못하더라도 저로서는 안전한 거죠. 그런데 안 지사는 조직도 열악하고 제가 볼 때는 그분이 시대정신에 대해서 읽기는 하는 거 같았는데 충분한 고민이 안 돼 있는 거 같았어요. 안철수만큼 절박하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안 지사는 지사 입장으로 있었고, 안 후보는 2012년 이후에 수많은 역경을 겪고 올라온 사람이잖아요. 단련된 정도가 다르잖아요. 이분과 함께 당을 좀 옮기더라도 리스크 감수하는 거로 생각했습니다.

- 국민의당이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은 올해에도 분명히 존재했다고 봅니다. 그걸 국민의당이 온전히 담아내질 못했다는 느낌입니다.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당이나 국회의원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안철수 후보의 정치 철학에 강하게 공감하는 의원도 있고, 이해관계 일치 때문에 일시적으로 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정치 개혁에 관해 관심 없는 사람도 있어요. 대선에서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 파격적으로 드러나야 하는데, 모든 구성원이 그 주파수에 맞춰 있지 않다 보니까, 효과가 극대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어요. 만약에 모든 사람이 그것을 공감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의원 숫자가 40명이 아니라 10명이라도 지지율이 50~60%가 나올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아쉬운 게 있습니다. 2012년 안철수가 무소속으로 나왔을 때 그때 구성원들과 죽이 잘 맞았다는 생각이다. 현실 속에서 대통령으로 출마해서 당선되려면 정당이 없을 수가 없고 대통령으로 오기까지 전국의 조직이 어설프더라도 있어야 하고, 그런 조직을 만들다 보면 조직의 중대장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자기랑 비슷할 수는 없거든요. 모세혈관으로 들어가다 보면 정치 개혁과 반대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그래요. 그래도 안철수 후보가 최고권력인 대통령에 당선되면 상당히 많이 바뀔 거고,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 중심으로 자잘한 개혁 작업들은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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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당으로 올 것으로 보나요. 의원님 역할론도 꾸준히 제기됐는데요.
= 김종인 대표가 생각하는 경제민주화와 개혁, 안철수가 생각하는 정치 개혁이 같은 맥락에 있다고 생각한다. 김 대표는 과거의 정치인이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분의 가치는 새로운 것이다. 아직까지도 완전히 구현되지 않은 것이다. 이 두 분이 상당한 보완재가 된다고 생각한다. 두 분이 같이 어떤 식으로든 함께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안철수 후보가 개인적으로 좋은 열망을 담고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위치에 서 있지만, 현실에서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정치력의 한계가 있거든요. 그런 것을 김종인 대표가 메꿔줄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바른정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 안 후보의 스타일로 봤을 때 장점이자 단점이 원칙론이 강하다. 옆에서 뭐라고 그래요. 융통성이 없다고. 제가 볼 때는 바른정당하고는 집권 후에 통합 내각에서 등용 가능성, 정책적인 연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경제는 비슷한 사람들이 많고 그렇지만 지금 단계에서 단일화까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바른정당 안에서 개혁적 보수들은 그 분들은 한국당으로 갈 수 없다고 봐요. 저희랑 연정을 하든 정계개편으로 결합이 되든 상당부분 같이 할 것으로 봅니다. 민주당 비주류 의원들도 그렇게 될 것으로 보고요. 선거 전에 전격적으로 일어나기에는 시간이 좀 짧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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