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탄 개헌'한 에르도안이 대대적인 공안몰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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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개헌’이라고 불린 개헌 국민투표 뒤 반대 여론에 직면한 터키 정부가 대대적인 공안몰이에 나섰다. 하루 동안 1100여명이 테러 조직 가담 혐의로 체포됐고 경찰 9000여명이 직위해제됐다.

터키 국영매체 <아나돌루> 등 외신을 보면, 26일 터키 정부는 전국에서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FETO)’에 가담한 혐의로 1120명을 구금했다. 또 귈렌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유로 경찰 9103명이 직위해제당했다. 터키 정부는 추가로 2200명의 용의자를 더 체포하기 위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

터키 정부가 재미 이슬람학자인 펫훌라흐 귈렌(76)의 추종자들을 잡아들이는 명목은 지난해 7월 실패한 쿠데타에 연루됐다는 혐의다. 에르도안 정부는 24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쿠데타의 배후로 귈렌을 지목했다. 정부는 귈렌 조직이 군대, 경찰, 사법부 등에 침투해 정부 전복을 기도하는 장기적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귈렌은 쿠데타 주도 혐의를 부인했지만, 에르도안은 미국에 귈렌을 체포하거나 터키로 되돌려 보내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쿠데타 뒤 선포한 국가비상사태 아래 터키 정부는 경찰 1만700명과 군인 7400명을 포함해 이미 4만7000명을 체포했고, 교사, 공무원, 경찰 등을 포함한 12만명을 직위해제했다.

1999년부터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귈렌은 ‘히즈메트’라는 교육 중심의 사회운동을 이끌었다. 서구로부터 온건하고 개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귈렌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한때 정치적 동반자였지만, 2013년 에르도안이 자신의 비자금 관련 부패 수사의 배후로 귈렌을 지목하면서 둘 사이는 끝장났다.

지난 16일 대통령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것을 뼈대로 한 개헌 투표가 과반을 약간 넘는 51.41% 찬성으로 통과된 뒤 터키 정부는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 중이다. 에르도안은 투표 이틀 뒤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 연장했다.

공화인민당(CHP) 등 터키 야당은 정부가 개표 직전 선거관리위원회 날인이 없는 투표용지도 유효표로 처리하기로 결정한 것을 놓고 의혹을 제기했고, 시민 수천명이 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터키 행정재판 최고 법원인 국무위원회는 야당이 제기한 개헌 투표 무효화 신청을 기각했고, 공화인민당은 26일 유럽인권재판소(ECHR) 제소를 결정했다.

개헌안 통과 전후 터키 정부의 인권 탄압 움직임에 국제사회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5일 유럽평의회 의회협의체(PACE)는 터키의 인권과 민주주의 수준을 ‘감시등급’으로 강등시켰다. 협의체는 이날 국가비상사태를 가능한 한 빨리 해제하고, 언론인과 의원 석방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협의체는 개헌 투표가 국가비상사태 아래 양쪽이 고르게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졌을 뿐 아니라 날인이 없는 표를 유효표로 인정한 것을 지적하며 “투표 결과의 정당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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