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측이 '변태적 임금체계'라 지목한 제도가 시행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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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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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포괄임금제를 ‘악제’로 간주하며 법 개정과 근로감독 강화를 공약했으나, 그가 세운 보안회사 안랩이 2017년 연봉계약 때는 물론 지난 수십년 포괄임금제를 앞세워 온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예상된다. 공약 취지대로, 안랩 직원들이 장시간노동·임금착취 등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포괄임금제를 금지시키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포괄임금 산정제 : 연장·야간·휴일근로로 발생하는 시간외 수당을 미리 약정한 대로 일괄 지급하는 제도다. 법제화 대신 관례화된 임금 지급 방식이라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는지 근로기준법 등을 적용해 유효성을 따진다. 사실상 고정급 조건에서 불시·장시간 근무 등이 가능해 노동계는 노동·임금착취 따위를 조장한다며 법으로 금지시켜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안철수 후보는 최근 ‘노동시간 단축’을 목표로 “비공식적으로 용인되어 온 포괄임금제와 고정 초과근무 관행을 개선하도록 관련 지침을 정비하고 근로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캠프 정책 관계자는 25일 <한겨레>에 “포괄임금제는 근로기준법의 임금관련 규정에 반하는 ‘변태적 임금체계’”라며 “입법화로 실효성을 담보하고 제도개선 등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면 포괄임금 관행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태적 임금체계’는 당장 안랩에서도 확인된다. 안랩은 ‘개인 안철수’가 1995년 세워 그를 국민들로부터 수차례 ‘존경하는 인물’로 꼽히게 한 진원지다. <한겨레>가 25일 입수한 안랩의 올초 연봉계약서를 보면, 연봉에 기본급 외 “연 600시간의 시간외수당을 포함”해 계약 때 정한 일정액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다수의 안랩 전현직 노동자들 증언대로 야근이나 휴일근무를 몇시간, 몇날 하든 고정된 수당만 받는 구조다.

근무강도나 임금에 대한 직원들 평가는 가혹한 편이다. 최근 퇴사한 한 직원은 “365일 24시간 보안대응을 하는 업무 특성상 휴일 당직근무는 물론 야간·휴일의 돌발근무도 많은데 일한 시간만큼 별도 수당으로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안랩 출신 직원은 “설같은 명절에도 24시간 비상근무하는 걸 보도자료로도 알리는 회사지만 수당은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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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 회사인 잡플래닛에 안랩 전현직 직원들이 올린 평가를 보면 “(부서에 따라) 야근이 많다. 야근수당이 없다”, “저녁은 필수, 야근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기업문화로 회사에 충성하는 자들만 버틸 수 있는 종교집단” 등의 비판이 적지 않다. 이들이 받았다는 평균 연봉은 국내·외국계 아이티(IT), 국내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의 동일직급별 임금보다 모두 낮았다. 사원급에서만 189만~819만원이 벌어졌다.

사법부는 추가 근로시간을 계산하기 어렵거나 일정 근무가 반복되는 특수 근로형태에만 포괄임금제를 적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경우도 시간외수당이 실제 근로시간에 적용한 법정수당보다 적다면 위법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건설 일용노동직의 포괄임금 약정무효 소송에서 “업무 성질상 근로시간이 불규칙하거나 감시, 단속적(대기시간이 반복)이거나 교대·격일제 등의 형태여서 실제 근로시간 산출이 어렵거나 당연히 연장·야근·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라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약정무효 취지로 판결했다. 근로시간 계산이 어렵다며 포괄임금제를 악용해온 사용자 쪽에 점점 엄격해져온 결과다. 김홍영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예전에는 작업시간의 시작·종료가 명확한 생산직 근로가 아니라면 포괄임금 계산을 인정하는 게 실무적 경향”이라며 “이제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하지 않다는 판례법리가 정착된 상황”(<월간 노동리뷰> ‘노동판례리뷰’, 2017년 2월호)이라고 말한다. 실제 대법원은 건설일용직뿐만 아니라 노인센터 요양보호사, 식당조리사 등도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한데 포괄임금제가 위법하게 적용되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안랩은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관리하고 있다. 출퇴근 때 로그인·아웃하는 방식이다. 야근이나 휴일근로 때도 직원들 출퇴근 정보가 쌓인다.

판례 경향과 달리, 국내 사업장엔 안랩처럼 포괄임금제가 편법적으로 만연한 상태다. 김재민 노무사는 <한겨레>에 “포괄임금제는 당초 사용자가, 주는 임금보다 더 많이 일 시킬 걸 전제로 짜는 대단히 사용자 편의적인 제도다. 하지만 노동자가 직접 임금소송 등을 해야해 처벌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안철수 후보는 1995~2012년 안랩 대표이사·이사회의장을 역임했고,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난달 현재 28.6%의 지분을 보유하며 절대적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안 후보의 안랩 지분 가치는 1700억원대(22일 기준)에 이른다.

안랩은 지난해 146억원 이익을 거둬 61억원 정도를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이익 대비 주주 배당규모를 뜻하는 배당성향(배당총액/당기순이익)은 41.6%로 코스닥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29.8%)보다 크게 높다. 안 후보가 출마한 2012년 23.5%에 그쳤으나 이듬해 31.5%, 2014년 28.8%, 2015년 36.4%를 기록했다. 반면 안랩의 사업보고서(2016년)를 통해 본 직원들 평균 급여는 지난 3년새 감소세다.

<한겨레>는 1주일여 동안 안랩의 설명을 요청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했고,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은 “안 후보가 2012년 이후 안랩에 대한 경영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있다고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대선후보가 된 이후의 문제의식인지, 안랩의 포괄임금제도가 개선 대상인지 등의 질문에는 “답을 하면 안랩에 영향을 미치는 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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