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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9살 미만 20만명 투표로 ‘청소년 정치참여' 알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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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POLL STATION
SEOUL, SOUTH KOREA - APRIL 11: A South Korean woman casts her vote for new members of the National Assembly in a polling station at the Yuido Elementary School on April 11, 2012 in Seoul, South Korea. The poll is expected to be a tight contest between the two main South Korean parties, but neither New Frontier Party or its main rival, the Democratic United Party are likely to win a majority in the 300 seat assembly. (Photo by Chung Sung-Jun/Getty Images) | Chung Sung-Jun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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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청소년 모의투표 이끄는 고2 신새벽 양

세종여고 2학년 신새벽(17)양은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에서 홍보를 맡고 있다. 한국YMCA전국연맹이 꾸린 운동본부는 투표권이 없는 만 19살 미만 청소년 선거인단 20만명을 모집해 대선일(5월9일)에 모의투표를 할 계획이다. 다음달 8일까지 누리집(www.18vote.net)에서 선거인단으로 등록할 수 있다.

19일 현재 약 2만명이 등록을 마쳤다. 대선일에 사이트뿐 아니라 전국 70곳에 설치된 오프라인 투표소에서도 투표할 수 있다. 다음달 4~5일 사전투표도 가능하다. 청소년 와이엠시에이 서부권역 연합회장이기도 한 신양을 19일 전화로 만났다.

그는 지난 14일 학교 교문 앞에서 동료 학생 9명과 함께 선거인단 등록을 권유하는 피케팅을 했다. “선생님들이 ‘좋은 일을 한다’며 격려해주셨어요. 평소 정치나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좋아하더라고요.”

모의투표를 하기로 한 결정은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열린 청소년 와이엠시에이 임원단 회의에서 이뤄졌다. 신양도 참석했다. “회의에서 2014년 서울, 경기, 대구 교육감 선거 때 청소년 모의투표를 한 사례가 있다는 강의를 듣고 우리도 직접 해보자고 뜻을 모았어요.”

3년 전 ‘1618 선거를 위한 시민단체’ 중심으로 치러진 모의투표엔 청소년 2천여명이 참여했다. 운동본부는 대선일에 개표를 해서 당선자에게 ‘청소년이 뽑은 대통령’ 당선증을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미국은 청소년 대선 모의투표의 역사가 1940년으로 올라간다. 그동안 18차례 했는데, 딱 2번만 실제 결과와 달랐다. 그중 하나가 지난 대선이었다. 청소년들은 힐러리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만 18살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유일한 나라다. 1990년대부터 대학생이나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18살 선거권’을 공론화해왔으나 아직껏 목소리에 그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와 같은 국가기구까지 나서 ‘18살 선거권’을 거들었으나 정치권의 당리당략이란 장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신양은 지난 9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 청소년 와이엠시에이 서부권역 회의에 참여해 모의투표 진행 사항을 점검하기도 했다. 그는 모의투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어른들은 청소년을 미성숙한 존재로만 보고 있어요. 대선이라는 큰 선거에서 직접 투표를 함으로써 어른들에게 청소년들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릴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청소년들이 정치를 직접 배우는 기회도 되겠지요.”

청소년 와이엠시에이는 2004년부터 참정권 확대 운동을 펼쳐왔다. 쉽게 결실을 맺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제가 생각해도 정치에 관심 있는 아이들보다 관심 없는 아이들이 좀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어른들의 눈엔, 관심 없는 아이들이 훨씬 더 부풀려 보이는 것 같아요.” 그는 ‘청소년의 정치 무관심’이 학교 교육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했다. “학교에선 정치를 가르치더라도 ‘삼권 분립’과 같이 매우 표면적인 것만 다뤄요. 또 학교에서 신문을 보는데 정치, 사회 뉴스가 별로 없는 경제전문지를 구독해요.”

그는 중2 때 청소년 와이엠시에이에 가입했다. “학교 게시판에서 토론 동아리를 모집한다는 와이엠시에이 홍보물을 보고 회원이 됐죠.” 중3 때는 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4기에 가입했다. 그동안 기사 2건을 직접 썼다. “최근엔 위안부 소녀상 옆에서 농성하는 대학생 오빠 언니들에 대한 기사를 썼어요. 실제 사이트에 기사로 오르지는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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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따라 집회에 참석하면서 자연스레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신양은 또래 친구들의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이 촛불 전후로 달라졌다고 했다. “촛불 전엔 정치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그렇지 않은 친구들과 정보 공유가 별로 없었어요. 촛불 뒤엔 공유를 많이 해요. 그러면서 관심 없는 친구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하지요.” 그에게 정치란 뭔지, 물었다. “사람들이 살면서 원하거나, 힘들어하는 그런 것을 조정해 해결해주는 것이죠. 대통령이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죠.”

시험철이 아니면 매달 책 3권 정도는 읽는다는 신양의 꿈은 유치원 교사다. “토론이나 활동도 그렇고,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 고민이죠. 아이들을 가르치는 걸 너무 좋아해요.”

와이엠시에이전국연맹 김진곤 지도력개발국장은 “올해 촛불민심을 통해 청소년 참정권 확대 이슈가 제기됐으나 입법이 좌절됐다”며 “이번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를 두고 성, 지역, 나이별 통계 분석을 하고 정치학자나 사회학자가 참여하는 토론회도 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런 노력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 땐 18살 청소년들이 꼭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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