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적" 발언에 대한 한 전문가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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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19일 KBS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왜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을 못 하느냐?"라며 색깔론 공세를 편 것에 대해 "매우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정 실장은 "냉전이 끝난지 곧 30년이 되는데 아직까지도 냉전시대의 주적 개념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우리에게 한편으로는 '적'(敵)이면서 또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통합해야 할 같은 '민족'이라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 대상"이라며 "이중 어느 하나만을 대선 후보에게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태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와 남북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최고지도자가 병행해야 할 양대과제"라고 덧붙였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한 주적' 논란과 관련해 "대한민국 법 체계가 북한을 적으로 보면서도 통일로 가야 할 동반자로 본다"며 "역대 정부가 현재까지 공유해온 생각이기 때문에 새로운 대통령도 그런 생각을 공유해서 정책을 추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 '주적'(主敵)의 역사

일반적으로 '주적'이란 '주된 적' 혹은 '주된 안보위협국'을 의미한다. 분단국가이고 적대국으로 규정된 다른 나라가 없어 한국의 주적 국가는 북한으로 통한다.


하지만 국방부가 국방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제고하기 위해 1967년부터 발간하는 국방백서에 '주적'이란 표현을 처음부터 사용한 것은 아니다. 무려 20여년이 지난 후에야 등장하는 것이다.


1994년 3월 남북 판문점 회담 당시 북측 박영수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을 계기로 그 이듬해인 1995년(김영삼 정부)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상정하면서"라는 구절을 통해 '주적'이란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


이후 김대중 정부인 2000년 6월15일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 이후 화해무드가 무르익자 '주적' 개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2004년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대량 살상무기, 군사력 전방배치 등은 직접적 군사 위협"이라고 표현됐다. '주적'이란 표현이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다소 변경된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한동안 계속 이어진다. 2006년(노무현 정부) 국방백서와 2008년 국방백서(이명박 정부)에 각각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더욱 완화돼 언급된 것이다.


다만 2010년 국방백서에서는 "북한 정권과 북한 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된다. 이같은 표현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또 있다. 전날(19일) 열린 KBS 주최 토론회에서 유승민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북한이 우리 주적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가 "그런 규정은 대통령으로서 할 일은 아니다.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사람"이라고 답하자 유 후보는 "공식문서에 북한을 주적이라고 하는데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가 주적을 주적이라고 못하느냐"고 재차 지적한 것.


다만 사례들을 찾아보면 역대 대통령이 '주적'이라는 표현을 직접 발언한 것은 사실이나, 북한을 주적이라고 콕 집어 말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가정보원이 2013년 6월 일부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전달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발췌본을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언급하다 "주적 용어를 없애버렸다"고 언급한 부분이 포함돼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10년 5월 원로들로부터 최근 안보와 경제상황에 관해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지난 10년 동안 주적 개념을 정립하지 못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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