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면은 대선 TV토론 수화통역의 모범적 사례를 보여준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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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진행된 대선후보 2차 TV토론이 끝난 뒤, 인터넷에는 수화통역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5명의 후보자가 나와서 치열한 공방을 펼쳤는데, 수화통역사가 한 명뿐이라는 것.

청각장애인들은 과연 이날 토론에서 나온 후보들의 발언을 모두 접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여기에 바람직한 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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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지난해 미국 대선후보 1차 TV토론을 중계한 D-PAN TV의 화면이다. 토론자와 사회자마다 각각 한 명씩 수화통역사가 배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closed caption)도 있다.

페이스북으로 중계됐던 이 수화통역 방송은 당시 환영과 주목을 받았다.

사실 토론회를 중계한 미국 방송사들은 수화통역을 별도로 준비하지 않았다. D-PAN TV가 자체적으로 토론회 영상에 수화통역을 입힌 것.

2006년 설립된 비영리 공영기구인 D-PAN(Deaf Professional Arts Network)은 청각장애인 및 난청인들을 위한 수화통역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제작해왔다.

이 기구에서 운영하는 TV채널인 D-PAN TV는 음악과 뮤직비디오 관련 콘텐츠는 물론, 현재 매일 별도의 뉴스 영상도 자체적으로 제작해 방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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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토론(SBS)과 2차 토론(KBS)에서 수화통역사가 그나마 한 명이라도 배치된 건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르게 볼 여지도 있다.

공직선거법(제82조의2)에 따르면,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개최하는 대담 또는 토론회에서 수화통역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 사항에 불과하다. "청각장애선거인을 위하여 자막방송 또는 수화통역을 할 수 있다"고만 규정되어 있는 것.

이 때문에 선거 때마다 장애인들은 선거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여야만 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는 KBS의 제작 담당자가 '다양한 화면을 구성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수화통역을 빼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후보단일화 토론은 SBS를 뺀 나머지 방송사가 모두 수화통역을 제공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1차 토론회에서는 "방송 3사 중 어느 곳에서도 수화통역이나 자막이 제공되지 않아 농인(청각장애인)은 토론회 내용를 전혀 알 수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미 2004년에 선거방송에서 수화통역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지만, 달라진 건 없는 상황이다.

장애인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 투표소 시설도 마찬가지다.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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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19대 대통령선거 장애인유권자 참정권 보장을 위한 정책간담회 후 참석자들이 투표 시연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장애인의 날'인 20일, 조선일보는 대선후보 5명 중 유세 때 수화통역사를 배치하는 건 3명(문재인, 홍준표, 심상정)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식 홈페이지 중 음성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후보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전했다.

선거공보물의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다. 바른정당을 뺀 나머지 정당은 점자형 공보물을 일반 공보물과 똑같은 내용으로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정당은 절반 분량인 '요약본'으로 점자형 공보물을 제작했다.

장애인 관련 공약은 어떨까?

장애인 관련 공약에서도 후보들 간 격차가 컸다. 장애인의 날 하루 전인 19일 기준으로 홍준표 후보는 4건, 안철수 후보는 7건, 유승민 후보는 2건이었고, 가장 많은 장애인 공약을 제시한 심상정 후보는 수십건에 달했다. 문재인 후보 측은 장애인 관련 공약을 한건도 제시하지 않다가 20일 5건의 정책을 발표했다. (조선일보 4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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