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북한의 지도자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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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달인 트럼프는 자신의 카드를 함부로 미리 드러내는 법이 없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자신의 카드를 조끼에 숨기고 있으며,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레드 라인을 그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시리아에 취한 행동(미사일 공격)에서 보듯 적절할 때 단호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4월 19일)

17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지켜보자. 나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내 조치들을 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다.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을 한반도 인근으로 이동시키는 등 군사력을 평양에 정조준하면서도 군사행동의 시점과 조건,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당분간 함구하겠다는 것이다. (동아일보 4월 19일)

'안알랴줌'이 그의 주요 전략인 셈. 물론 '달인'님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믿어주는 것이 올바른 세계시민의 자세이겠지만 가끔씩 정말 뭔가 숨은 뜻이 있다기 보다는 실은 몰라서 그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물론 그럴 리 없겠지만.

그런데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한 프로그램과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트럼프가 북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심지어 북한의 지도자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이날 '폭스 앤 프렌즈'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다들 '이 사람(this gentleman)'과 오랫동안 얘기를 해왔죠. 클린턴의 책을 보면 이렇게 말합니다. '오, 우리가 이렇게 멋진 평화협정을 맺었어요.' 그런데 사실은 말도 안되는 소리였죠.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는 다른 일들이 있었습니다. 모두 놀아났어요. 이 사람에 의해 모두 놀아났고 이제 어떻게 될 지 보게 될 겁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무슨 행동을 벌일지 미리 알려주진 않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는 '클린턴 이래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다 북한에 의해 놀아났지만 나는 다르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일 테다.

그런데 문제는 클린턴이 상대했던 '이 사람'과 오바마가 상대했던 '이 사람'은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

클린턴이 북한과 협상하던 당시 북한의 지도자는 김정일이었고 오바마가 자신의 임기 중 주로 상대해야 했던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 사후인 2011년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등극하면서 실질적인 북한의 지도자가 됐다.

클린턴과 오바마 사이에 북한의 지도자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듯한 트럼프의 발언은 과연 트럼프가 북한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지 의문을 갖게 만든다.

토크쇼 진행자가 김정은을 인터뷰하러 갔다가 CIA로부터 김정은 암살 의뢰를 받는다는 내용의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세스 로건은 이를 두고 트위터에서 다음과 같이 유쾌하게 꼬집었다:


"김정은 죽이는 영화 만들면서 우리가 했던 리서치가 트럼프가 진짜 김정은 죽일 생각하면서 했던 리서치보다 더 많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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