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개헌 국민투표 '부정선거' 논란으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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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DOGAN
Supporters of the 'No' march to submit their petition to call for the annulment of a referendum that approved sweeping constitutional changes boosting President Recep Tayyip Erdogan's powers, claiming blatant vote-rigging had swung the result, on April 18, 2017 in Istanbul. / AFP PHOTO / YASIN AKGUL (Photo credit should read YASIN AKGUL/AFP/Getty Images) | YASIN AKGUL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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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개헌 국민투표의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야당 등 반대세력은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무효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시민들은 거리 시위에 나섰다.

터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은 16일 국민투표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면서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18일 전했다. 개표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관인이 찍혀 있지 않은 표를 유효표로 집계하도록 갑자기 방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자신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개헌 국민투표에서 찬성 51.3% 대 반대 48.7%로 힘겹게 이겼다. 특히 제2야당이자 쿠르드계 등 소수집단을 대변하는 인민민주당은 “관인이 없는 표의 규모가 300만표에 이르며, 이는 무효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찬반 득표 차이를 한참 넘어, 국민투표의 최종 결과가 뒤집힐 수 있는 수준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유럽평의회가 파견한 선거감시단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선거감시단은 예비보고서에서 “이번 국민투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졌고, 찬반 양쪽이 동등한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투표를 앞두고 주요 야당 지도자를 체포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탄압해 왔다. 공화인민당의 뷜렌트 테즈잔 부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에 안전을 가져올 방법은 하나뿐이다. 최고선거위원회가 국민투표를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민주당도 “이미 투표함 수백개에 대해 재검표를 요구했고, 추가로 계속 요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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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개헌 반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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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밤 개표 결과 발표 뒤, 이스탄불과 이즈미르 곳곳에서 국민투표 결과에 반발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스탄불의 경우 도심 곳곳에 모인 3000명 안팎의 시위대는 “우리는 파시즘에 저항할 것”이라고 외쳤다. 이렇게 개헌 반대 여론이 비등한 것은 투표 결과에도 반영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 쪽은 2015년 11월 총선 당시 득표율 61.4%에 견줘 이번에는 10%포인트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최대 도시 이스탄불, 수도 앙카라, 제3의 도시 이즈미르 등 3개 대도시에서 모두 패배했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다. 이번 투표 결과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이지만, 그가 이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요지부동이다. 터키 내각은 이날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 추가로 연장하기로 했다. 비상사태는 지난해 7월 불발 쿠데타 직후 선포됐으며,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연장됐다. 비상사태 연장으로 반대자 숙청 정국은 한동안 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사태 선포 후 지금까지 쿠데타 연루 의혹으로 4만7000명 이상이 검거됐고 공공 부문 종사자 수만명이 해고 또는 정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축하 전화를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화에서 최근 미군의 시리아군 공격에 대해서도 의논했다. 이에 대해 <뉴욕 타임스>는 사설에서 “엄청나게 틀려먹은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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