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의 '한미FTA 개정' 깜짝 발언으로 정부도 당황했다

게시됨: 업데이트됨:
PENCE KOREA
US Vice President Mike Pence delivers a speech to members of the US Chamber of Commerce in Korea at the Grand Hyatt Hotel in Seoul on April 18, 2017.Pence warned North Korea on April 17 not to test Donald Trump's resolve, declaring that 'all options are on the table' in curbing its missile and nuclear weapons programmes. / AFP PHOTO / POOL / Ahn Young-joon (Photo credit should read AHN YOUNG-JOON/AFP/Getty Images) | AHN YOUNG-JOON via Getty Images
인쇄

한국을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정부 당국도 대응책 마련에 나설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까지 미국 측으로부터 FTA 개정에 대한 공식적인 실무협상 요청을 받은 바 없으나 만약 요청이 오면 그 시점이 언제냐를 떠나 개정협상 준비에 본격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이인호 통상산업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이날 펜스 부통령 발언에 대해 "FTA 개정 협상 발언은 사실 예측 못했다"면서도 "부통령이 한마디 했다고 해서 바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식 실무 협상 요청이 오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FTA 개정 논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말 자국이 맺은 모든 무역협정을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으로 내림으로써 불이 붙었다.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미국 수출에 한미 FTA가 도움이 됐다"는 평가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불씨가 꺼지는 듯했으나 이날 펜스 부통령 발언으로 다시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행정부 서열 2위인 부통령의 입에서 직접 한미 간 맺은 FTA를 '개정(reform)하겠다'는 첫 공식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FTA 재협상이 현실화할 공산은 커졌다.

실제 개정 협상이 본격화되면 우리 정부로서는 대응하기 만만치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상대로 한 통상외교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우위에 서기는 어렵기 때문에 미국 측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북핵 위협 등 동북아의 안보불안도 통상 협상에 임하는 우리측 대표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실무협상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 정부의 판단이다. FTA 개정 협상을 주도할 미 USTR 대표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협상 전 미국 의회 보고와 논의 절차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펜스 부통령의 발언 중에 개정협상 시기를 'in the days ahead(언젠가는)'라고 표현하면서 당장 협상개시를 압박하기 보다는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인들을 위한 애로해소 차원의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인호 차관보는 "우리 대통령이나 총리도 해외 순방에 나가면 현지 진출 기업인들에게 비즈니스 프랜들리(기업친화적)한 발언을 하게 된다"며 "펜스 부통령 발언도 주한 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행사에서 나온 기업인들을 위한 발언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열린 주한 미상공회의소 연설에서 "한미 FTA 이후 5년간 미국의 무역적자는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한미 FTA의 개정(reform)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 뒤 미국의 대한 무역 적자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것이 분명한 진실”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는 여러분이 양국 사이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