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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대통령제 개헌을 두고 국민투표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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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DOGAN
ISTANBUL, TURKEY - APRIL 15: Turkish President Recep Tayyip Erdogan greets the crowd during a meeting in Sariyer district of Istanbul, Turkey on April 15, 2017. (Photo by Berk Ozkan/Anadolu Agency/Getty Images) |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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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술탄'을 꿈꾸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미래를 건 운명의 날이 16일(현지시간) 밝았다. 이날 터키 전역의 16만7000여개 투표소에서는 터키 정치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대통령제 개헌안을 놓고 국민투표가 치러진다.

AFP통신에 따르면 5530만 유권자들이 참석하는 국민투표는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1시) 디야르바키르 등 터키 동부 32개 지역에서 먼저 시작됐고 1시간 뒤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 등 나머지 지역에서도 연이어 개시됐다.

투표는 앙카라를 중심으로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11시)에 종료되며, 출구조사 결과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오후 9시(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를 전후로 발표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최종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개헌 국민투표는 터키 권력구조를 현행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총리직이 폐지되는 대신 대통령의 권한이 강화되며, 부통령직이 신설된다. 대통령에게는 내각 임명권과 해산권이 주어지며, 대통령의 정당 참여도 허용된다.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연임할 수 있다.

아울러 국회의원 피선거권 연령을 현행 25세에서 18세로 낮추고, 의원수는 550명에서 600명으로 늘린다. 총선 주기도 4년에서 5년으로 바꿔 대선과 동시에 치르도록 한다. 이외에도 헌법재판소 재판관 수를 17명에서 15명으로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투표를 통과할 경우 새 헌법은 2019년 11월 선거부터 개시된다. 2014년 취임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때 대선에 재도전할 수 있게 되며, 5년 임기의 연임이 가능한 새 헌법에 따라 최장 2029년까지 집권이 가능해진다. 에르도안 대통령 체제가 앞으로 10년여간 더 이어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터키 국내외에서는 이번 개헌안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한을 전폭적으로 확대해, 독재적 1인 체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과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자국내 테러단체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이나 지난해 7월 쿠데타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페토라흐 규렌 등 반정부세력이 야기하는 정치적 위기를 막기 위해 새로운 정치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국민투표 결과는 오래간 갈등과 반목을 빚어 온 터키·유럽연합(EU) 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개헌안 지지 집회를 놓고 독일과 네덜란드 등 유럽을 '나치'라고 호도하며 거친 언행을 이어왔다.

터키 일간 휴리에트신문의 뮤라트 예트킨 편집장은 "이번 국민투표는 터키 정치 역사상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스탄불 등에서는 투표소를 겨냥한 PKK 또는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 위험에 맞서 경찰 25만명, 준군사경찰 13만명 등 대규모 병력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계가 이어지고 있다. 도안통신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주 이스탄불에서만 49명의 IS 용의자를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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