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네포묵 고등학교 합창단은 어떻게 세월호 추모곡을 부르게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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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기사 하단 가사 전문 첨부)

독일의 한 고등학교 합창단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부른 가곡이 세월호 3주기를 맞는 아침 슬픔을 잔잔히 위로한다.

참여연대는 15일, 페이스북에 독일 요하네스 네포묵 고등학교 소녀합창단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부른 한국 가곡 <향수>를 소개했다. 영상을 보면, 검정색 옷을 입은 20여명의 학생들은 왼쪽 가슴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았다. 손목에는 노란색 기억 팔찌를 착용했다. 합창단이 나란히 서있는 무대 뒤로 세월호가 노란색 풍선에 묶여 날아올랐다. 참여연대는 “세월호가 바다에서 떠오르고, 진실이 한걸음 앞서 나간 것은 모두의 뜨거운 마음이 있어서다”라고 설명했다.

독일에서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래는 어떻게 울려퍼지게 됐을까?

참여연대는 이날 영상을 공개하면서 “지난 2월 독일의 한 교민한테 노란리본과 팔찌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왔다”면서 “그 교민은 요하네스 네포묵 고등학교 소녀합창단의 지휘를 맡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교민은 합창단에게 세월호의 아픔을 설명했고, 노란리본의 의미를 말했다. 그 뒤로 합창단 모두가 노란리본을 가슴에 달고 무대에 오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독일에서 온 추모 영상을 먼저 본 누리꾼들은 참여연대 페이스북 페이지에 “국경을 너머 세월호 아픔을 함께 해 준 합창단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세월호의 아픔에 국경이 있을 수 없는거죠.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고통 앞에서 중립은 없다고 하시며 세월호 벳지를 방문 내내 착용하셨지요. 널리 알리셨던 소녀합창단 지휘자님의 용기에, 아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의 노래까지 합창한 모든 분들께 감사하네요. 저도 제 자리에서 알리고 나누는 삶 살아보렵니다”라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초름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