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목포에서만은 추모하지 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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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항에서 미수습자 가족들과 시민단체 간에 미묘한 의견 차이가 있었다.

"미수습자 가족에게 '추모'는 이른 말입니다. 목포신항에서만큼은 추모란 단어를 쓰지 말아주세요. 우린 그저 아이들을 찾고 싶은 부모들입니다."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씨)

"미수습자 가족의 뜻을 존중하지만, 그분들의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편으론 해양수산부가 미수습자 가족을 앞세워 추모행사를 방해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됩니다." (세월호 전남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오용운)

세월호참사 3주기 당일인 16일, 옆으로 누운 세월호가 보이는 목포 신항만에는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고 미수습자의 빠른 수습을 기원하는 추모객들의 행렬이 노란물결을 이어갔다.

이날 신항만에는 추모기억제와 추모미사, 결의대회 등 3주기 추모행사가 잇달아 개최됐지만, '추모'를 거부하는 미수습자 가족과 행사를 강행하려는 시민단체 간 엇갈린 온도차가 엿보였다.

미수습자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씨는 "세월호가 올라왔다고 끝난 게 아니지 않느냐"며 "오늘은 그저 4월16일이고 아직도 찾지 못한 미수습자들은 세월호 안에 있다"며 울먹였다. 그는 "안산도 있고 광화문도 있고 추모할 곳은 이곳 말고도 많다"며 "세월호를 앞에 놓고, 미수습자 가족을 두고 추모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박씨는 추모가 아닌 '기억문화제'도 거부하냐는 말에 "무엇을 기억하느냐"고 반문하며 "지금 필요한 건 추모도 기억도 아니라 미수습자를 찾기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들은 3년 동안 아이 찾기를 기다리는데 다른 한쪽에선 추모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눈물을 훔쳤다.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씨도 "미수습자 가족에게 '추모'는 이른 단어"라고 못 박으며 "목포 신항에서 만큼은 추모와 진상규명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아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2014년부터 우리는 한 번도 추모란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며 "오로지 아이들을 찾고 싶다고 절박하게 외쳤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이날 오후 3시 예정된 '결의대회'를 지목하며 "이틀 전 해당 시민단체 관련자가 와서 '미수습자 수습과 진상규명, 해부수·황교안 규탄'을 외치겠다기에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해수부와 황교안을 규탄하고 진실규명을 외친 뒤 그 앞에 보기 좋게 '미수습자 수습'이라는 말만 달면 다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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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미수습자의 요구에 대해 '세월호참사 3주기 기억문화제 및 광주·전남 결의대회'를 준비한 '세월호 전남운동본부' 관계자는 "미수습자 가족의 마음과 의견을 존중한다"면서도 "끝까지 설득하겠지만 예정된 행사를 취소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용운 전남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가족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추모'를 빼고 △미수습자 수습 △진상규명 촉구 △해수부·황교안 규탄을 골자로 한 결의대회로 진행할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가족들을 설득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엄밀히 말해 가족들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건 아니다"라며 "한편으론 해수부가 가족들을 앞세워 추모행사를 방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전했다.

전남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목포 신항에 마련된 무대에서 예정대로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결의대회는 별도의 퍼포먼스 없이 연사의 규탄 발언으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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