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행사에 10만 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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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밝혀주겠다는 약속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너와 많은 사람이 함께 해주고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않을게.”

3년 전, 세월호 참사로 동생 박성호군을 떠나보낸 박보나씨가 하늘 위로 편지를 띄웠다. 박씨의 목소리가 광화문광장에 울려 퍼지자 시민들의 눈망울이 촉촉해졌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7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본대회에는 10만 여명(주최 측 추산 오후 8시30분 기준)의 시민이 참여해 다시 촛불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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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15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3년 기억 문화제에서 세월호 희생자 박성호군의 누나 박보나씨가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선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수습 및 철저한 선체조사와 책임자 엄중 처벌, 우병우 구속, 적폐 청산, 촛불 정신을 망각하고 외면하는 대선후보와 정치권 흐름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본대회엔 박원순 서울시장이 무대에 올라 첫 발언을 시작했다. 세월호 추모 리본을 가슴에 단 박 시장은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제발 우리 곁으로 돌아와 달라. 다시는 당신들을 잃지 않겠다. 이제 긴 여행에서 돌아와 우리와 함께 집으로 가자”면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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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3년 기억 문화제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붕괴된 국가 시스템을 지적한 박 시장은 “어쩌면 대한민국 전체가 ‘세월호’였다. 모든 시스템은 사람다움을 잃어버렸을 때 재앙이 돼서 다시 돌아온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나서서 낡은 집을 허물고 완전히 새로운 집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세월호에 몸을 실었던 생존자 김성묵씨도 무대에 올라, 고통스러웠던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김씨는 “그날의 고통 때문에 정신 차리지 못할 정도로 독한 약을 먹으며 버티면서 2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면서 “한 유가족 어머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사고 뒤 근 2년 만에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선 후보들을 향해 “세월호 진상규명과 미수습자 수습, 적폐 청산을 못 해낼 대선후보는 감히 국민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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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15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3년 기억 문화제에서 세월호에 승선했던 생존자 김성묵씨가 그 간의 괴로움을 토로하고 있다.

가수 권진원, 한영애, 이승환씨도 시민들과 추모의 마음을 나눴다. 이승환씨는 “(시민들이) 2주기 때보다 더 많이 와주신 것 같아서 따뜻하고 뭉클해지는 느낌”이라며 “머지않은 훗날 진실이 밝혀지고 관련자들이 처벌받아 온전한 그리움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어루만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본대회에 앞서 열린 사전 무대에선 23번째 촛불집회 일정도 예고됐다. 안진걸 퇴진행동 공동대변인은 “한반도 위기를 막고, 촛불 대선이 후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정농단 세력이 재집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는 4월29일 시민들이 한 번 더 광장에 모여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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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15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3년 기억 문화제에서 ‘어린왕자’ 이승환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래를 부르는 동안 시민들이 이 모습을 휴대폰으로 찍고 있다.

한편,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주축을 이뤄 창당한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6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정광용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태극기의 힘으로 반드시 보수 단일화를 이뤄내겠다”고 알려졌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탄핵무효”, “종북척결”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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