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날리기' 행사는 야생동물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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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의 종 앞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9주년 행사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풍선을 날렸다. 기원·소망 행사에 풍선 날리기가 이뤄지고 있지만, 야생동물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풍선 날리기 행사로 인한 야생동물 피해가 잇따르면서, 미국과 영국 등의 지자체를 중심으로 풍선 날리기 금지 조처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부작용이 잘 알려지지 않아 무분별하게 날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풍선 날리기 금지 캠페인을 벌이는 환경단체 ‘영국해양보호협회’(MCS)는 3월 말 보도자료를 내어 “영국에서 지자체 50곳이 풍선 및 풍등 날리기 금지 조처를 하겠다고 밝혀왔다”며 “야생동물에 피해를 주는 풍선 날리기 금지는 전 세계로 확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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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라텍스) 재질의 풍선도 분해되기까지는 4년이 걸린다. 풍선 노끈에 걸린 야생 조류.

풍선은 야생동물에 악영향을 준다. 산양, 소 같은 초식동물은 바람 빠진 풍선을 풀잎으로 착각하고 먹다가 소화관이 막혀 피해를 본다. 거북이는 바람 빠진 풍선을 해파리로 착각해 죽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풍선에 달린 플라스틱 노끈은 조류의 다리에 엉키면 치명적이다. 영국 환경식품농무부(DEFRA)는 2013년 풍선 날리기에 따른 가축·환경 영향 보고서를 내 염소나 소가 풍선을 삼키며 치명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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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은 풍선을 해파리로 알고 삼켰다가 소화관이 막혀 죽는 사고를 당한다. 숨진 바다거북에서 나온 풍선들.

해양보호협회의 엠마 커닝엄 캠페인 팀장은 “풍선의 재료인 고무(라텍스)가 천연 성분이라서 야생에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며 “그러나 바다에서는 약 4년 동안 썩지 않고 돌아다니며 피해를 준다”고 밝혔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늘에 올라간 풍선 중 약 13%만 터져 작은 조각으로 찢어 흩어질 뿐, 80% 이상 바람이 빠진 채 지상으로 내려와 쓰레기가 되고 있다고 해양보호협회는 밝혔다.

지난달 14일 영국 노스요크셔에서 장애물 종목에 출전하는 세 살짜리 말이 헬륨 풍선으로 인해 숨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 말은 풍선 줄을 삼킨 뒤 패닉에 빠져 벽에 부딪혔고, 두 다리와 목이 부러져 죽었다. 이 말의 가치는 약 1만5천 파운드(약 2100만원)라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영국해양보호협회는 매년 9월 ‘영국 바닷가 청소' 캠페인을 벌이는데, 2015년에 견줘 지난해 영국 바닷가에서 수거된 풍선 쓰레기가 53.5%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 환경단체 ‘벌룬 블로우'는 풍선 날리기 행사를 한 단체·기관을 신고받아 공개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풍선 날리기를 취소한 사례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미국 일리노이주의 몬테소리 어린이센터는 20주년 기념으로 풍선 날리기를 하려다 취소했다.

“우리 단체의 친구 아만다가 주저하지 않고 알렸습니다. 고무풍선이 친환경적이라고 오도하는 업체들의 행태에 대해서 정중하게 알리면서, 우리는 행사 취소를 요청했습니다. 결국 풍선 날리기는 취소되었습니다. 아만다와 즉각 입장을 바꾼 몬테소리에 경의를 표합니다!”

현재 영국에서는 더램, 콘월, 옥스포드, 카디프 등 지자체 50곳이 풍선 및 풍등 날리기를 금지하는 데 동의했다고 영국해양보호협회는 밝혔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 플로리다주 그리고 매사추세츠주의 프로빈스타운, 낸터킷 등이 이미 풍선 날리기를 금지했다.

국내에서는 풍선에 의한 환경 피해가 잘 알려지지 않아 민간은 물론 지자체, 학교 등에서 ‘소망 풍선’ ‘희망 풍선’ 등의 이벤트로 무차별적으로 날려지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개장 행사에는 수천개 풍선이 하늘로 띄워졌다. 인천시 선관위는 23일 인천 에스케이행복드림구장에서 대통령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관중 2000명이 참여하는 풍선 날리기 이벤트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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