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박근혜 ‘씨' VS ‘전 대통령'...호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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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전(前) 대통령’으로 부를지 ‘씨(氏)’로 부를지, 호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위헌적 수단을 동원해 대통령직에 오른 전씨와 위헌적 직무 수행으로 탄핵 당한 박씨를 ‘전 대통령’으로 부르는 게 부당하다는 게 비판론자들의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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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은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한 경우 △금고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형사처분을 회피할 목적으로 외국정부에 도피처 또는 보호를 요청한 경우 △대한민국의 국적을 상실한 경우엔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전두환씨는 두번째 경우가 해당한다. 전씨는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반란(내란) 수괴죄와 내란목적살인죄 등 무려 13가지 죄목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어 무기징역이 확정됐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받을 자격이 없다. 그는 김영삼 정권 말에 사면복권이 됐지만, 잔형 면제와 공민권 회복만 대상이 되었을 뿐이다.

이 법률 조항에 전직 대통령 예우 자격을 박탈한 대통령의 호칭에 대한 규정은 없다. ‘전두환 전 대통령’ 또는 ‘전두환씨’라고 불러도 법률상 잘못은 아니다. 과거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실형이 확정됐을 때, 대부분의 신문에선 ‘전씨 무기·노씨 17년 징역 확정’ 등으로 ‘씨’를 붙여 실형 확정 소식을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 박탈의 첫번째 항목에 해당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언론은 ‘박 전 대통령’으로 호칭한다.

예우 반대파는 실형이나 탄핵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을 ‘전 대통령’으로 부르지 않는 것이 오히려 큰 틀에서 법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으로 본다. 권영국 변호사는 “12·12군사쿠데타 5·18광주학살로 헌법 체계를 무너뜨린 중범죄를 저지른 전두환에게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은 형식적으로 전직 대통령 자격을 용인하기 때문에 사회 정의에 반하는 일”이라며 “헌정유린 형태는 다르지만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불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 탄핵이 되고 구속됐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불러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통상 ‘씨’라는 호칭은 사람을 높이거나 대접해 부르거나 이르는 말이지만, 되레 호칭에서 ‘감정적 표현’을 자제하는 게 그들에 대한 비판의 수용성을 더 높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갑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의 직책을 가졌다는 과거 사실에 근거해 그냥 전 대통령이라고 불러도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으로 절제해 표현하는 것이 국정농단이라는 비판의 목적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