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이산화탄소 증가율 1위인 한국이 석탄발전소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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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세먼지를 잡겠다며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발표하고선 더 많은 석탄발전소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올 들어 극심한 양상을 띠고 있는 미세먼지의 최대 유발요인이 중국으로 지목되고는 있지만 국내 석탄화력발전이 유발하는 미세먼지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에너지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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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국민연금이나 산업은행 등이 국내 최대의 대기 오염원인 석탄발전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논란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 발전사업을 심의하는 전원개발사업추진심의위원회를 열어 충남 당진의 석탄화력발전소 2기 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이르면 이번주 안에 고시할 계획이다. 당진 등 충남지역에는 국내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59기의 절반 가량이 집중돼 있다.

이번 실시계획 승인은 2029년까지 18조원을 투입해 석탄화력발전소 20기를 신설하겠다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들어 있다. 미세먼지 특별대책으로 노후 석탄발전소 10기를 폐쇄하겠다는 지난해 정부의 발표와는 '자기모순'이다.

이번 봄 들어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며 최대 사회 현안으로 떠오른 미세먼지 발생량에서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국립환경과학원의 '2013년 국가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에 따르면 PM2.5(지름이 2.5㎛ 미만인 초미세먼지)의 수도권과 전국 배출기여도에서 발전소는 각각 11%와 14%를 차지했다.

수력·풍력·원자력 등의 방식으로는 미세먼지가 배출되지 않고, 화력발전 중에서도 석탄이 가스 등 다른 연료보다 미세먼지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수치는 대부분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지난해 4월 감사원 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대기환경학회 분석 결과 수도권 지역의 1일 최고 평균 농도 대비 충남지역 석탄화력발전소의 수도권 대기오염 기여율은 PM10이 3~21%, PM2.5가 4~2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지역 석탄화력발전소가 수도권 미세먼지에 최대 28%까지 기여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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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미세먼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석탄화력발전 의존도는 독보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발전원별 전력 비중은 석탄이 39.4%로 가장 높고 이어 원자력 32.3%, 천연가스 19.4%, 석유 5.2%, 신재생 2.8%, 수력 0.9% 순이다. 단일 연료원으로서 석탄의 비중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석탄화력발전이 선호되는 것은 경제성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전력생산을 위한 유연탄의 구매단가는 78.05원/kWh로 100.09원/kWh인 액화천연가스(LNG)의 78%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수력은 수자원의 한계가, 풍력과 태양광은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변수 때문에 공급안정성이 떨어진다. 하수 등을 재활용하는 신재생에너지도 아직 기술력과 인프라가 부족하다보니 화력발전의 의존도를 낮추기가 쉽지 않다.

원자력발전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이 역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나 지난해 경주 지진 등을 겪으며 대형 재난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신설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같은 높은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국제적 추세를 역행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미국은 지난해 전력 부문의 석탄 소비량을 전년보다 8.3%(6121만톤)나 줄였다. 미국의 발전용 석탄 사용량은 지난 2005년 절정에 달했으나, 이후 11년 사이에 34.7%나 감축해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의 석탄연료 연소로 인한 CO₂배출량은 1990년 9000만톤에서 2014년에는 3억380만톤으로 무려 234.7% 늘어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압도적인 1위다.

우리나라 공기질이 세계 180개국 가운데 173위, 특히 초미세먼지 부문은 중국과 같은 174위이라는 미국 예일대·컬럼비아대의 '2016 환경성과지수(EPI)' 결과와도 무관치 않다.

석탄발전은 미세먼지 주범인 대기오염 최대 배출원으로 지목된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굴뚝 원격감시 체계로 관리되는 560개 사업장 중 최다 대기오염 배출 사업장 1~5위가 모두 석탄발전소였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국내 석탄발전소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로 연간 국내 조기사망자 수가 1144명인 것으로 분석했다. 석탄발전 내구연한을 30년으로 보면 3만420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정용승 전 교원대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는 배출가스저감장치의 효율과 장착 비율 모두 우리보다 우수한 상황"이라며 "에너지 효율만을 고려해서 환경을 무시하는 처사는 구시대적 발상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석탄발전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국책연구기관 보고서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고등어나 삼겹살 등 직화구이 저감시설 지원, 노후 경유차 수도권 운행제한 등 소극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용래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에너지 공급은 경제성과 환경성 둘 다 고려해야 한다"며 "국민건강 뿐 아니라 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도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미세먼지가 단순한 불안감을 넘어 공포 수준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석탄발전사업에 국민연금, 산업은행 등 공공기관이 뛰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한국전력 발전자회사의 석탄화력발전 신설에 회사채 약 2조원 인수와 프로젝트금융(PF) 대출을 통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역시 민자 석탄화력발전사업에 PF 대출 등으로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에너지기후팀장은 "공익 목적으로 써야 할 공적자금이 대기오염의 주범 석탄발전에 투자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며 "당장 투자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투자 철회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석탄발전이 환경비용을 감안했을 때 가스나 석유에 비해 비싸고, 왜곡된 세제정책으로 인해 석탄발전을 선호한다는 학계 보고서들이 하나 둘 나오자 에너지 세제 개편과 함께 석탄발전사업 전면 재검토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지난해 유연탄발전 단가는 가스발전 단가의 78%에 불과하지만 초미세먼지 발생에 따른 환경비용을 감안하면 유연탄발전 단가는 가스 발전 단가의 34배가 넘는다"며 "석탄에 대한 과세 인상과 조세 신설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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