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블랙리스트에 영향...이미경 CJ 부회장 대해 ‘OO년' 욕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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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 명단인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이들에 대한 지원 배제 방안을 조직적으로 실행한 구체적 정황이 5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청와대 정무수석 재직 당시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처음에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받고 “(정무수석이) 이런 일들을 해야 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황병헌) 심리로 이날 열린 김종덕(60·구속)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53) 전 문체부 차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첫 정식재판에서, 특검은 이런 내용이 담긴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진술서 등을 공개했다. 박 전 수석은 초기 블랙리스트 작성 업무를 하다 2014년 6월 교체됐고, 박 전 수석의 후임인 조윤선 전 정무수석은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 관련 업무를 고스란히 넘겨받았다.

박 전 수석은 특검에서 “(인수인계 당시) 조윤선 정무수석에게 블랙리스트 관련해 설명했다. 세월호 (대응), 지방선거 (대응), 4대악 척결 등에 관해 얘기했다. 조 수석이 처음에는 웃으면서 듣다가 나중에는 얼굴이 어두워졌고, ‘이런 일들을 다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저는 ‘대통령이 다 챙긴다’고 답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조 전 수석은 야당 후보 지지 인사 등에 대한 지원 배제 계획 등을 담은 ‘민간단체보조금 티에프’ 운영 결과를 인수·인계받아 보강했고, 이후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 상영 저지 등도 주도한 것으로 특검팀은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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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지금껏 조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지시 및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주도로 청와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졌고, 이를 넘겨받은 문체부는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산하기관 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관리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문체부가 국가정보원이 만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도 별도로 전달받아 관리해 온 사실도 확인했다. 이날 특검팀이 법정에서 공개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사업 추진현황’ 문건을 보면, 청와대를 뜻하는 ‘B (블랙리스트) 명단’과 국정원을 뜻하는 ‘K (블랙리스트) 명단’이 별개로 존재해 문체부가 관리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재판에서 특검은 또 최순실씨가 이미경 씨제이(CJ) 부회장을 향해 ‘만든 영화가 좌파라서 OO년’이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는 차은택씨 진술조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특검은 “최순실이 블랙리스트를 보고받고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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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김태업) 심리로 이날 열린 정기양 연세대 의대(피부과) 교수 첫 정식재판에선 박 전 대통령이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과 첫 만남 자리에서 리프팅 시술용 실을 요구한 정황이 공개됐다. 이날 특검이 공개한 김 원장의 진술조서를 보면, 김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이 처음 만났을 때 다짜고짜 ‘왜 주치의가 (리프팅 시술용) 실을 달라고 했는데 왜 안 주셨어요’라고 물어왔다. 이에 ‘허가받은 제품이 아니라서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대통령 주치의였던 이병석 교수와 정기양 교수가 실을 이용해 시술하겠다고 박 전 대통령에게 약속했는데, 김 원장이 협조하지 않자 박 전 대통령이 김 원장을 청와대로 불러들인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정 교수가 박 전 대통령에게 리프팅 실을 이용해 시술하려고 계획하고도, 지난해 말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리프팅 시술을 하려고 생각한 적 없다”며 거짓 증언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