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급진주의는 왜 중앙아시아에서 급부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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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테러 용의자

지난 3일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역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고, 용의자가 키르기스스탄 출신 22세 남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선 최근 이슬람 급진주의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왜 일까.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중 한 곳. 지난 1991년 8월부터 12월까지 소련(U.S.S.R.)이 붕괴한 이후 독립을 선언했고 1992년 3월 유엔(UN)에 가입했다. 이들 5개 나라엔 약 7000만명 가량이 살고 있으며 러시아와 아프가니스탄, 중국, 이란 등과 국경이 맞닿아 있다.

원래 이슬람 교도들이 80% 가량 되는데, 정부는 대개 종교적 성향을 뚜렷하게 갖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급진주의가 세몰이를 하고 있는 건 가난하고 일자리가 없어 분노심이 들끓는 젊은이들이 많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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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

영국 엑스터대학 중앙아시아 전문가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젊은 중앙아시아인들은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저항이라는 선전 선동에 쉽게 노출된다"면서 "러시아에 기반을 둔 무슬림들을 타깃으로 러시아어로 된 이슬람국가(ISIS) 선동이 많다"면서 "저임금 때문에 러시아로 왔지만 건설이나 유전 등에서 일하는 중앙아시아 젊은이들의 노동 환경은 양호하지 못한데다 인종차별까지 받기 때문에 이슬람 급진주의에 잘 설득된다"고 설명했다.

NBC가 미 정보 당국 관계자로부터 들은데 따르면 지난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IS를 위해 싸우는 중앙아시아인들이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가난 외에 정치적으로나 정교적으로 자유를 제대로 누리고 있지 못한 것도 중앙아시아 젊은이들을 이슬람 급진주의로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러시아 테러 용의자의 출생지인 키르기스스탄은 지난 12년간 독재 정권이 지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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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

러시아와의 복잡한 관계도 주목된다. 러시아는 이들 '스탄(-stan)' 국가들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나 러시아는 키르기스스탄엔 공군기지를, 타지키스탄엔 약 8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

엑스터대학의 루이스 박사는 "러시아는 시리아에 개입했던 이후 미국과 함께 ISIS의 표적이 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특히 중앙아시아 5개국을 마주하고 있어 진지하게 안보 문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