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연대' 단일화를 압박할 가장 큰 요인은 다름 아닌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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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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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표가 4일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5·9 대선’은 5자 구도로 출발하게 됐다. 모든 후보들이 ‘대선 완주’를 다짐하지만 정치가 ‘현실’을 넘어서기는 힘든 법이다.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은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선거비용 탓에 단일화 압박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선거공영제에 따라, 대선에서 15% 이상 득표를 한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 쓴 돈 전액을 실사를 거쳐 보전받을 수 있다. 이번 19대 대선에서 후보 한명이 쓸 수 있는 선거비용은 최대 509억9400만원이다. 국민 한 명당 950원씩 책정해 산출한 비용이다. 10% 이상~15% 미만 득표를 한 후보에게는 선거비용의 절반을 선거가 끝난 뒤 돌려준다. 반면 득표율이 10% 미만이면 선거비용은 온전히 당과 후보가 떠안아야 한다. 예컨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는 2007년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득표율 15.07%로 낙선했다. 15% 이상 기준을 가까스로 넘으면서 선거에 쓴 돈 130억원을 보전받았지만, 하마터면 빚더미에 오를 뻔 했다.

바른정당은 익숙치 않은 ‘선거비용 걱정’을 안고 머리가 아프다. 옛 새누리당에서 쪼개질 때 빈손으로 나온 데다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생각처럼 오르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 바른정당이 올해 동원할 수 있는 선거비용은 1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대선이 있는 해에 추가로 받을 수 있는 1년치 정당보조금 63억원을 오는 18일 중앙선관위에서 지급받고, 후보자 후원회를 통해 25억원을 모금하고, 앞으로 지급될 분기별(5월, 8월, 11월 지급) 정당보조금 45억원 중 일부를 끌어쓴다고 가정한 셈법이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에서 돈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바른정당이 득표율 10%도 못 넘는다고 판단하면 중간에 대선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유승민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실 예산(선거비용) 문제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예산 문제 때문에 끝까지 완주하지 못할 것으로 음해하는 세력이 있는데 음해일 뿐이다. 우리는 비록 작은 예산이지만 빠듯한 가운데 끝까지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거비용 때문에 중도포기하는 일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바른정당은 당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 자리에 유 후보의 측근인 김세연 의원을 임명하는 것으로 일단 ‘완주의지’를 다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유승민 후보를 향해 “작은집”, “서자”라며 자존심을 긁고 있지만 본인도 ‘넉넉한 큰집’ 행세를 할 상황은 아니다. 한국갤럽의 지난달 28~30일 ‘5자 가상 구도’ 여론조사 결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를 보면, 15% 이상 지지를 받는 후보는 문재인(40%)·안철수(29%) 후보뿐이다. 홍 후보는 9%, 유 후보 5%, 심상정 정의당 후보 2%였다. 홍 후보 쪽은 대선 본선이 가열될수록 지지층이 결집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15%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유 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은 홍 후보에게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홍준표·유승민 후보 모두 ‘완주’를 말하지만, 지지율 답보 상태가 계속되면 당내에서 단일화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단일화를 할 경우, 시점으로는 정당보조금이 지급되는 18일 이후, 투표용지 인쇄(4월30일) 이전, 사전투표일(5월4~5일) 이전이 거론된다. 극단적으로는 선거운동 마지막날(5월8일)까지도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