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추념식에 간 황교안은 추도사 절반을 '관광' 같은 딴 얘기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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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께서) 희생자 및 유족 결정을 3년째 미루고 있음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3일 오전 10시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69주년 4·3희생자추념식에서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이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앞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앉아있었다. 황 권한대행은 제주4·3 희생자 및 유족을 심사하고 결정하는 제주4·3위원회 위원장이다.

양 회장은 “국민에게 과연 국가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에게는 사소한 잘못에 대해서도 반드시 그 값을 치르도록 하면서 왜 국가는 희생자와 유족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에 인색하고 무심한지 모르겠다”며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정당한 배상을 통해 위안을 드리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이고 국가가 행한 죗값을 덜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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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념식은 청명한 날씨 속에 제주도 안팎에서 찾은 유족과 도민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추념식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대선 주자들과 추미애 민주당 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정병국 바른정당 전 대표 등 각 정당 지도부도 참석해 헌화·분향했다. 여·야 정당 지도부와 대선 주자들은 4·3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황 권한대행은 추도사를 통해 “희생되신 분들의 뜻을 기리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희생자 및 유족 심사와 결정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고, 추도사의 절반 이상은 제주관광산업 재도약 및 제2공항, 신항만 건설 지원, 안보 등 추념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를 지켜보던 일부 유족들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추념식에 참석했으면, 미적대는 4·3희생자·유족 결정을 빨리하겠다거나 위로하는 내용으로 채워져야 하는데 4분의3이 추념식과는 전혀 다른 말을 해 답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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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69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가운데 4·3 희생자 유족들이 위패봉안소를 찾아 4·3사건으로 희생된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 ⓒ뉴스1

원희룡 제주지사는 인사말에서 “4·3희생자에 대한 배·보상문제, 희생자 및 유족 심의·결정 상설화, 수형인에 대한 명예회복, 유해발굴 등 남은 과제에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 확산과 국민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4·3 70주년을 준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추념식에 앞서 오전 7시30분에는 유족 등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식전 제례가, 오전 9시10분부터는 위령제단에서 불교, 원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4대 종단이 진행한 추모의례가 진행됐다. 추념식은 서울과 부산에서도 진행됐고, 제주 출신 재일동포가 많이 사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는 오는 22, 23일 위령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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