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세먼지'에 느긋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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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6월 “미세먼지가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환경난제임을 인식하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며 특별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미세먼지를 잡겠다며 정부 합동 대책을 내놓은 것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중차대한 환경 난제’‘총력 대응’ 등의 강도 높은 표현이 사용돼 기대를 모을 만했다.

정부가 어떤 정책에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두고 있는지는 정부 관계자들의 말이 아니라 그 정책에 어느 정도의 돈과 인력을 투입하느냐로 드러난다. 정부는 국회와 함께 올해 환경부의 미세먼지 배출원 집중 감축 예산을 지난해 예산보다 22.3% 늘려놓기는 했다. 하지만 그렇게 늘어났어도 전체 규모를 따지면 4509억원으로, 정부가 올해 고속도로를 확충하는 데 쓰기로 한 국토부 예산보다도 적은 것이다. 정부가 미세먼지 문제를 중차대한 문제로 여기고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는 도저히 보기 힘든 규모다.

좀더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미세먼지에 오히려 느긋하기까지 한 정부의 태도가 드러난다. 미세먼지는 건강에 바로 영향을 끼치는 물질이어서 조금이라도 비용효과가 높은 곳부터 신속하게 줄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 감축에는 큰 도움이 안되는 친환경차 보급 예산이 대폭 늘어난 반면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기까지 했다. 매연을 내뿜는 낡은 경유버스를 미세먼지를 덜 배출하는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로 조기 대체하기 위한 예산은 11.8%, 환경부가 수도권 미세먼지 2위 발생원으로 꼽은 노후 건설기계 저공해화 예산은 30.9%나 줄어든 것이 대표적이다. 건설기계 등 비도로 이동오염원 배출 저감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23.6%나 줄었다.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발전소 조기 퇴출 계획을 밝혔지만, 퇴출 예정 순서를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순서가 아니라 노후년수를 기준으로 잡고 있는 것도 미세먼지보다는 전력회사의 경제성을 앞세우는 정부의 느긋한 태도를 보여준다.

한 대기환경전문가는 “정부의 정책을 보면 정부가 미세먼지를 시급한 문제로 여긴다고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미세먼지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진정 보호하겠다면 전력회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일 정도로 이익을 남기도록 할 것이 아니라 이익을 덜 내더라도 발전연료로 석탄 대신 천연가스와 같이 미세먼지를 덜 배출하는 연료를 쓰도록 유도해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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