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트럼프의 놀라운 대답

게시됨: 업데이트됨:
TRUMP
U.S. President Donald Trump attends a meeting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March 31, 2017. REUTERS/Jonathan Ernst | Jonathan Ernst / Reuters
인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의 해결을 돕지 않으면 미국 단독으로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정작 해결 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안알랴줌'과 같은 태도로 일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지난 3일(현지시간)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중국과 시진핑에 대한 존중을 표하면서도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도움을 주지 않을 경우 일방적으로 개입할 의사를 밝혔다. 국내 언론들은 이를 두고 트럼프가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두고 시진핑을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방미를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해 '북핵 문제 해결을 도울 거냐 말거냐'를 선택하라는 '통첩성'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자리에서 이를 토대로 시 주석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내일신문 4월 3일)

그런데 FT와의 인터뷰 녹취록을 찬찬히 살펴보면 대체 트럼프가 뭔가 뚜렷한 계획이나 정책을 갖고 북한 문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답변의 수준이 처참하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인가?
그렇다. 우린 북한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중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 우리를 도울 것인지 아님 안 도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우릴 돕겠다고 한다면 중국에게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미국을 돕도록 만들) 유인책(incentive)은 무엇인가?
무역이 바로 그 유인책이라 생각한다. 모두 다 무역에 관한 것이다.

오히려 뚜렷한 방책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FT의 인터뷰어다. 다음의 문답이 그렇다:

중국과 협상하는 데 어디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가? 북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하는 등으로 판을 완전히 바꾸는 그런 '그랜드 바겐'을 볼 수 있겠는가?
뭐,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가 할 것이다. 내가 당신에게 말할 수 있는 건 이게 전부다.

중국의 도움 없이도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완전히(totally).

(북한과) 일대일로 해결하겠다는 것인가?
더 할 말이 없다. 완전히.

북한과 무역 이야기를 하면서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것인가?
안 알려줄 거다. 알다시피 나는 중동 어디를 공격할 것인지 미리 말해주던 과거의 미국이 아니다. 내가 연설해서도 말한 적 있는데 과거에는 '우린 4개월 후에 모술을 공격할 거야' 이라고는 한 달 후에 '우리는 3개월 후에 모술을 공격할 거야, 2개월 후에, 1개월 후에' 이런 식으로 말하곤 했다. 왜 그런 얘기를 하는 건가? 말할 이유가 없다.

어떠한 방책을 갖고 있느냐가 협상의 무기이기 때문에 미리 노출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것이 트럼프의 '안알랴줌'을 최대한 선의를 갖고 해석한 것이리라. 그러나 이미 트럼프는 지난 3월말 자신의 공약 중 하나이던 '트럼프케어'에 대한 당내 지지를 확보하는 데도 실패하여 '협상의 달인'이라는 이름에 망신살만 구긴 바 있다.

트럼프가 정말로 북한 문제에 대해 어떠한 묘책을 갖고 있는지는 적어도 미중 정상회담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