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엔 미안하지만" 동거차도 어민들이 해상 시위를 벌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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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새어 나온 기름이 미역 양식장을 덮어 피해를 당한 전남 진도 동거차도 주민들이 30일 해상 시위를 벌였다.

3년 전 세월호 참사 때 겪은 기름 유출 피해 보상을 다 받지도 못했는데 수확을 앞두고 또다시 미역 양식장에 기름이 덮쳐오자 주민들은 격앙됐다. 동거차도 주민 56가구 100여명은 미역 양식업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동거차도 주민 50여명은 오전 8시께 어선 14척에 나눠타고 세월호가 올려진 반잠수식 운반선을 향해 떠났다. 어선마다 항의 뜻을 담아 손으로 쓴 펼침막을 달았다.

"세월호 미수습자 분들께 죄송합니다"

"어민들 죽는다 생계대책 세워라"

"어민들 피와 땀 미역 보상하라"

"3년간 참은 동거차도민 생존권 보장하라"

어선들이 세월호 인양 현장 200m 앞까지 접근하자 해경 경비정 10여척이 출동해 경고 방송을 내보내며 채증을 시작했다. 해경과 어민들의 신경전은 1시간 정도 진행됐다.

주민들은 ‘정부의 선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광원(64)씨는 “3년 전 세월호 침몰 당시 피해도 보험사와의 소송 등으로 여태 보상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보험사가 보상하기에 앞서 정부가 먼저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 간의 계약에 따라 기름 유출 보상은 상하이샐비지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상하이샐비지 쪽은 기름에 유출된 미역을 우선 판매하고 반품이 들어오면 그 부분만 손실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기름 뒤범벅이 된 미역을 어떻게 먹을거리로 내다 팔라는 얘기냐”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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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월호는 예정보다 하루 늦은 31일 오전 7시께 ‘마지막 항해’를 떠난다. 해양수산부는 30일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은 해역여건 등을 감안해 31일 오전 7시에 (목포 신항으로) 출발 예정”이라고 밝혔다. 높은 파도 때문에 중단됐던 출항 준비를 다시 시작해 잠수식 선박에 있는 날개탑을 제거하고,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고정하기 위한 용접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해수부는 “고박(고정) 작업은 30일 밤 10시 전후에 완료하고 출항 전까지 갑판 정리 작업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가 목포 신항에 도착한 뒤 선체 조사 방식과 관련해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선체 절단에 반대한다는 뜻을 내놨다. 김창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아직은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하고 “(수색을 위해) 절단이 반드시 최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