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게도 '문고리' 권력이 있다. 그 문고리는 백악관 바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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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ONA GRAFF
NEW YORK - FEBRUARY 8: Rhona Graff, executive assistant to Donald Trump (L) and friend attend Olympus Fashion Week Fall 2005 in the main tent at Bryant Park February 8, 2005 in New York City. (Photo by Katy Winn/Getty Images) | Katy Winn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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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면 친구나 지인이라도 거쳐야 할 사람이 있다. 바로 그 '수문장' '문고리'는 트럼프의 오랜 비서 로나 그래프(Rhona Graff).

지난해 11월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로나 그래프는 뉴욕 트럼프타워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됐었다. 지금도 홈디포 공동 창업자이자 억만장자 투자가인 케네스 랭군, CV스타의 회장인 모리스 R. 그린버그라 할지라도 그래프를 통해야만 트럼프랑 점심이라도 한 끼 같이 할 수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그래프는 트럼프 그룹(The Trump Organization)에 속해 있다. 올해 64세인 그래프는 뉴욕 토박이로 퀸즈 칼리지에서 심리학과 교육을 전공했고 약 30년 전 트럼프 그룹에 들어오기 전까지 스포츠 마케팅 회사에서 일했다. 그래프는 현재 트럼프 그룹의 부사장 직급을 갖고 있으며 회사를 대표하는 발언도 종종 한다. 리얼리티 TV쇼 '어프랜티스'(The Apprentice)에도 모습을 비췄엇다.

'수문장' 역할을 한다고 해서 비호감 스타일인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수십년지기인 식료품 업계 거부 존 캐치마티디스는 "트럼프의 귀에 대고 귓속말이라도 해주고 싶다면 로나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고, 공화당의 오랜 전략가이자 트럼프와도 친한 로저 스톤 역시 "그래프는 워싱턴(정가)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잘 알고 있고 누가 자신의 보스(트럼프 대통령)에게 맞는 입장을 갖고 있는지를 귀신같이 파악하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 역시 그래프의 존재감을 높이 평가한다. 자신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거나 통화를 하려면 그래프를 거쳐야 한다고. 선거 때에도 그래프는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의 여정과 개인 스케줄을 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처음에는 당선과 함께 자신도 워싱턴 D.C.로 떠나려했으나 딸이 고등학교를 다닌다는 이유 때문에 뉴욕에 남았다. 그러나 자신에게 훈련을 받은 1990년생 매들린 웨스터하우트(Madeleine Westerhout)를 추천해 트럼프 대통령의 비서가 되게 했다.

린제이 월터스 백악관 대변인은 폴리티코가 "그래프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 사람을 만나는 것이나 내각을 만나는 것을 통제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부인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통령의 일정이나 회동 등은 연방 기록법(Federal Records Act)에 따라 모든 것이 남아야 한다. 부통령에 대해서도 국가기록원에서 사람을 보내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한다.

뉴욕 소재 씨티유니버시티의 더글라스 콕스 법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연방정부 외부에 사적으로 직원을 두고 많은 기록물을 만들어낸다면 그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백악관 내부 스탭이 모든 일정을 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그래프에 의존하고 있다는 증언은 이어진다. 피터 킹 뉴욕주 하원의원은 "그래프는 여전히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내가 알기엔 그렇다"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여전히 밤마다 옛 친구나 지인들과 통화하며 백악관 사람들을 오히려 고립시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매번 주말이면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서 자신의 호화 리조트 마라라고를 찾고 있는데 여기서 지인들과 만나거나 하는 것이 바로 그래프의 작품일 수도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