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경선, 호남이 승부처인 절대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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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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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호남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은 27만여명, 전체 선거인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남짓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당세와 각 후보들의 지지층 분포를 보면 첫 경선지인 호남에서 판세가 기울면 나머지 지역에서 뒤집기 어려운 구조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판세를 가늠할 첫 순회경선 결과가 27일 저녁 발표된다.

대세론을 앞세운 문재인 전 대표나 역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지사 모두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저녁 6시40분쯤 광주 산정동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발표되는 경선 결과는 이변이 없는 한 최종 경선 결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지표에서 가장 앞서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에서 득표율 55% 이상의 압도적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호남에서 이 정도만 득표하면 안희정 충남지사의 근거지인 충청권(선거인단 13만)에서 문 전 대표가 아무리 부진해도 영남·수도권까지 ‘문재인 대세론’을 굳혀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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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26일 “55%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설정한 목표치다. 60%를 훌쩍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캠프 관계자는 “‘문재인 호남 홀대’ 주장은 60대 이상 일부 노년층에서나 얘기될 뿐 대세론 확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문 전 대표의 리더십을 연일 비판하고 있는 안희정 지사 쪽은 ‘전두환 표창’ 발언 등 문 전 대표 쪽의 잇따른 실언으로 호남에서 안착 조짐을 보이던 ‘대세론’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안 지사 캠프 관계자는 “안 지사의 ‘대연정’과 ‘선의 발언’에 실망해 이탈한 지지층도 있지만, ‘문재인으로는 불안하다’고 느끼는 오래된 당원들이 최근 문 전 대표에게 실망해 안 지사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쪽은 문 전 대표의 호남 득표율을 50% 초반대에 묶는 게 목표다.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해 역전을 노리는 이 시장 처지에선 대세론의 조기 안착을 막는 일만큼 중요한 게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안희정 지사의 전국 지지율이 이 시장보다 높은 건 사실이지만, 당내 경선은 철저하게 충성도 높은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에 데려오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호남에서 35% 득표는 어렵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했다.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 등에서 나타난 최근의 호남권 여론은 문 전 대표 쪽에 좋지 않은 흐름인 건 분명하다. 한때 50% 선을 바라보던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지난주 3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전국단위 여론조사의 경우 호남권 표본 규모(100명 안팎)가 워낙 작기 때문에 지지율의 수치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오승용 전남대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최근의 일부 여론조사를 근거로 호남 경선 흐름을 예측하는 건 위험하다. 당내 경선의 특성상 참여자의 90% 이상은 이미 찍을 사람을 정해 두고 투표장에 들어온다”고 했다.

이날 오후 대전 문화방송(MBC) 주관으로 열린 대전·충남권 경선 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는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가장 잘 알고 정책과 국정로드맵이 잘 준비된 후보가 문재인이다. 압도적 경선 승리로 압도적 정권교체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안 지사는 “정권교체 가능성이 가장 큰 확실한 승리 카드는 저 안희정이다.

충청의 대표선수로 사랑과 지지를 받아온 저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표선수로 뽑아달라”고 당부했고, 이재명 시장은 “정권이 바뀐다고 삶이 바뀐 기억이 없다. 공평한 기회가 부여되는 깨끗한 나라를 만들어 국민의 삶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세 주자는 이날 오후 대전 토론회가 끝난 뒤 광주로 내려가 지역 판세를 점검하며 연설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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