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케어'가 좌절되면서 트럼프의 리더십에도 금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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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U.S. President Donald Trump hosts a Greek Independence Day celebration at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March 24, 2017. REUTERS/Carlos Barria | Carlos Barria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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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ACA) 대체법안, 이른바 '트럼프케어'(미국보건법·AHCA)가 24일(현지시간) 당내 지지를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법안은 결국 휴짓조각으로 돌아갔다.

취임 첫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오바마케어 폐지'를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럼프케어 통과는 반드시 완수해야 할 첫 입법 과제였다. 이 때문에 트럼프케어의 좌절은 단순한 법안 통과 실패가 아니라 취임 2개월째를 맞는 그의 정치적 리더십 자체에 큰 타격을 주게 됐다.

더욱이 러시아 유착 논란 재점화, 오바마 도청 허위주장 논란, 거듭된 반(反)이민 행정명령 소송 등으로 사면초가 상태에 놓인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반부터 국정운영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정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상황에 당론 분열도 해소하지 못하면서 국면은 다시 한번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태로 공화당 내부의 깊은 분열이 드러났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에게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경고했다. NYT는 정치적 경험이 부재한 대통령으로서 트럼프가 정책적 뉘앙스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공화당과의 협상에도 실패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임기 초반부터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NYT는 보수적 입법과제 추진을 위해 러시아 유착 등 트럼프 대통령의 수많은 '약점'들을 묵인했던 공화당 지도부가 이제 트럼프에 대한 관대한 태도를 포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언론들은 한때 기업가 출신의 노련한 협상가로서 주목을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의 기술'에 한목소리로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케어 설득 과정에서 절충안을 제시하기보다는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오며 "플랜B는 없다"는 압박만을 가했다는 지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리더십과 협상이 같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법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각 지역구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수백명의 의원들과 적절히 협상하는 리더십을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CNN방송은 또한 '트럼프의 무(無)협상의 기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입법 실패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거나, 공화당 지도부나 당내 강경보수파 '프리덤 코커스' 등 계파들의 책임을 통감하지 않고, 오히려 비난의 화살을 애꿎은 민주당에 돌렸다는 점을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 한명의 민주당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면서 "내 생각에 패배자(the losers)는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다. 이제 그들은 오바마케어를 갖게 됐다. 100% 그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으로서도 트럼프케어 입법 실패는 곤혹스러운 결과다. 상·하원 양원을 장악하고, 백악관까지 차지하고서도 지난 수년간 약속해 온 오바마케어 폐지를 끝내 성취하지 못한 점은 앞으로도 그들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산적한 다른 과제들을 제처놓고 트럼프케어 전도사를 자처했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 역시 리더십의 도전을 맞게 됐다.

하원 표결을 막은 당내 강경보수파 '프리덤 코커스'는 앞으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 분명하고, 마크 매도스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의 성공에 영감을 받은 다른 반-트럼프파 공화당원들이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또 다른 싸움을 걸 가능성도 크다. 당내 협심을 기대하기가 한층 더 어려워지게 된 셈이다. NYT는 공화당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전략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