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의 책상이 아직도 단원고에서 주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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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존치교실) 이전 작업이 마무리됐으나, 교실엔 아직 떠나지 못한 유품들이 남아 있었다. 미수습된 고창석(단원고 교사), 양승진(단원고 교사), 남현철(단원고 2학년 6반), 박영인(2학년 6반), 조은화(2학년 1반), 허다윤(2학년 2반)의 책상과 걸상.

세월호 참사 최대 피해 지역인 경기도 안산시민들은 23일 마침내 ‘진실이 인양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세월호 인양과정이 생중계되는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의 유가족대기실에 삼삼오오 모인 유가족들은 “박근혜가 내려오니 세월호가 올라오는구나…”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73일 만에 처참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를 지켜보던 한 유가족은 “끔찍한 모습이 너무도 선명한 세월호를 차마 볼 수 없어 인양 현장에 가지 못했다”고 말끝을 흐렸다. 또 다른 유가족은 “1073일을 기다렸다. 지금은 서두르기보다는 그 무엇보다 안전하게 세월호를 인양해 목포신항까지 옮겨가는 게 우선”이라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7반 정인군의 아버지 이우근씨는 “시간이 걸려도 너무 오래 걸렸다. 인양은 세월호 참사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온전한 선체 인양으로 진실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산시민 오영진(45)씨는 “세월호가 올라온 것을 보니 더 화가 난다. 이제 세월호를 물속에 담가 진실을 가라앉혔던 사람들도 모조리 끄집어내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일은 미수습자 9명을 찾아내 3년 동안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가족의 품으로 보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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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안산 단원고에는 2014년 4월16일 이후 3년째 주인을 기다리는 6개의 책·걸상이 고스란히 놓여 있었다. 지난해 8월 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 10칸, 교무실 1칸 등 이른바 ‘기억교실’은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임시 이전됐다.

그러나 아직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소속 미수습자 6명(학생 4명, 교사 2명)의 물품은 임시 이전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직 주인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물품을 함부로 옮길 수 없다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반대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단원고 교장실 한쪽에는 남현철, 박영인, 조은화, 허다윤 학생을 비롯해 고창석, 양승진 교사의 책·걸상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던 과자와 음료수, 초콜릿이 놓인 책상에는 기다림에 지친 가족들이 가져다 놓은 꽃이 주인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또한, 책상 위에 켜켜이 쌓인 편지에는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미수습자인 조은화양의 책상 위엔 “무심코 바라본 시계가 4시16분에 멈춰 있네요. 그 날에 멈춰 있네요. 은화 양과 친구들, 선생님들까지 모두 돌아올 때 저 시계도 움직일 것만 같아요. 기다리고 있을 테니 꼭 돌아와요. 진실이 온전하게 드러났을 때 슬픔과 위로의 눈물을 흘릴 거에요"라고 쓴 한 시민의 편지가 놓여 있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해온 ‘4·16 안산시민연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미수습자 수습과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합동분향소 앞 기자회견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왔던 가족들의 눈물과 한숨이 멈춰질 수 있도록 남은 인양 공정도 차질없이 진행해달라”고 호소했다.

시민연대는 이어 “육상 거치 후 9명의 미수습자 수습을 우선으로 진행하되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해선 선체훼손과 절단 등 진실규명에 반대되는 일체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가족대기실에서는 세월호 3주기를 맞아 1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노란색 리본과 스티커, 배지, 고리 등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한 자원봉사는 “이렇게 결국은 올라올 것인데…”라며 혼잣말을 속삭였다. 또 분향소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안산교육지원교육청 별관에 마련된 기억교실 앞에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글이 적힌 노란 깃발이 꽂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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