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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아베는 과연 '중의원 해산 카드를 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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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ZO ABE
Japanese Prime Minister Shinzo Abe delivers a speech during the graduation ceremony of the National Defense Academy in Yokosuka, Kanagawa prefecture on March 19, 2017. / AFP PHOTO / KAZUHIRO NOGI (Photo credit should read KAZUHIRO NOGI/AFP/Getty Images) | KAZUHIRO NOGI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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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학법인과의 유착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면타개책의 일환으로 '중의원(하원) 해산'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주목된다.

20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에게서 촉발된 모리토모(森友) 학원과의 유착 논란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면서 정부·여당 관계자들로부터 중의원의 조기 해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중의원 조기 해산'은 아베 총리의 국정장악력 강화를 위한 정치적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서 작년부터 거론돼왔던 것이나, 아베 총리는 오히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생각해본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는 작년 4월 '구마모토(熊本) 지진' 발생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50~60%대의 고공행진을 이어온 데다, 7월 참의원(상원) 선거 또한 집권 자민당(자유민주당)의 승리로 귀결됨에 따라 굳이 '중의원 해산' 카드를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말 불거진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논란을 계기로 아베 총리 부부, 그리고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을 비롯한 정권 주요 인사들이 이 학원과 '모종의 관계'를 맺어왔을 수 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정부·여당은 물론, 일본 내 보수 진영 내에서도 '중의원 해산론(論)'이 다시 힘을 얻는 모양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급등세를 보였던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모리토모 학원 관련 논란과 함께 불과 한 달 만에 거의 모든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니혼TV가 이달 17~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47.6%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자유민주당) 내에선 올해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3월 말 이후 중의원을 해산한 뒤, 4월 중 총선을 치르는 시나리오가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산케이가 전했다. 중의원 해산 뒤 "4월11일에 선거 일정을 공시하고 23일에 투·개표를 실시하면 5월 초 연휴에 앞서 새 내각 출범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민진당 등 주요 야당들은 '아베 총리가 모리토모 학원 관련 의혹을 덮기 위해 중의원을 해산했다'고 반발할 게 뻔하지만, 중의원을 해산해야 한다면 가능한 이른 시점에, 즉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하는 편이 낫다는 게 '조기 해산론'자들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의원 해산에 따른 조기 총선에서도 자민당이 의회 다수 당의 지위를 유지한다면 '아베 총리가 정치적으로 재신임 받았다'는 명분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올 7월 도쿄도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자민당이 중의원 조기 해산을 요구하는 한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자민당은 지난 2009년엔 여론 악화 속에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패한 뒤 뒤늦게 중의원 해산 카드를 썼다가 총선(중의원 선거)에서도 연거푸 패하면서 정권을 민주당(민진당의 전신)에 넘겨주는 "쓰라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자민당과 달리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이번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무소속) 진영과의 연대를 추진하기로 한 상황이어서 아베 총리가 중의원 조기 해산을 결행할 경우 이에 대한 사전 정리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게다가 중의원 선거를 다시 치를 경우 자민당의 중의원 단독 과반 의석(전체 475석 중 291석)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아베 총리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산케이는 "아베 내각 지지율이 여전히 50% 이상을 유지하고 자민당의 정당 지지율도 40%대 안팎을 견지하고 있으나, 중의원 선거가 다시 치러지면 의석수가 현재보다 최소 30석 가량 줄어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중의원 선거구 획정심의회가 '선거구의 인구비율 편차를 줄이라'는 법원 명령에 따라 6개 소선거구를 통·폐합해야 하는 시한이 5월27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시간이 갈수록 중의원 해산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선거구 통·폐합에 즈음해 중의원을 해산해야 현역 의원들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가운데 자민당 내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중의원 조기 해산 문제에 대해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고 산케이가 전했다.

중의원 조기 해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재의 중의원 의원들은 다음 총선이 치러지는 2018년 12월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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