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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마침내 등장했다. 쉐보레 '볼트E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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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의 순수 전기자동차 '볼트 EV'가 국내에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17일 사전계약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두시간 만에 초도물량 650여대가 '완판'된 것.

GM이 사실상 처음으로 만든(1) 순수 전기자동차인 볼트 EV(Bolt EV)(2)는 넉넉한 주행거리와 트렌디한 디자인, 뛰어난 기술, 단단한 차체, 날렵한 퍼포먼스, 합리적인 가격 등을 모두 갖춰 뛰어난 상품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이 본격적인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 주인공으로 테슬라 '모델3' 대신 이 차를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1) 스파크 EV가 있긴 했다. 다만 이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전기차 버전'에 불과했다.
(2)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방식인 쉐보레 '볼트(Volt)'와는 전혀 다른 자동차다.

하나씩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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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행거리

쉐보레 볼트 EV는 환경부로부터 1회 충전 주행거리 383km를 인증 받았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인증거리 238마일(약 383km)와 같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데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통근 등 일상적인 주행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교통안전공단이 2015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운전자들의 1일 평균 주행거리는 39.8km에 불과하다. 승용차로 범위를 좁히면 36.1km로 더 짧다.

현재 국내에 시판되어 있거나 시판될 예정인 다른 전기차와 비교하면, 볼트 EV의 주행거리는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전기차들을 단숨에 '오징어'처럼 보이게 하는 수준이다.

미국에서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인 테슬라 모델3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46km로 예고된 바 있다. 볼트 EV가 여전히 앞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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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디자인

디자인은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비교는 어렵다. 다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참고해 볼 만하다.

자동차 전문 매거진 모터트렌드는 볼트를 '2017 올해의 자동차'로 꼽으며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볼트 EV는 유럽과 아시아 자동차 제조사들에게서 볼 수 있는 높은 해치백 자동차와 비슷하다. 비교적 컴팩트한 공간에도 최대 다섯 명의 승객과 넉넉한 적재공간을 선사할 수 있는, 전 세계적으로 현대적인 자동차 형태다. 볼트 EV에서 쉐보레는 바로 그 점을 이뤄냈다. 이건 세계에서 패키징이 가장 잘 된 소형차 중 하나다. (모터트렌드 2016년 11월14일)

모터트렌드는 볼트 EV가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레그룸과 헤드룸, 뒷좌석 등 "내부 공간이 뛰어나다"고 전했다. 182cm가 넘는 운전자에 맞게 앞좌석을 조정한 뒤에도 "우리 중 가장 큰 테스터가 뒷좌석에 앉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매체는 또 부자연스럽지 않으면서도 차별화된 대시보드, 8인치 계기반 및 10.2인치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인터페이스, 적절한 곳에 위치하고 있고 직관성 높은 심플한 공조장치 등을 인테리어의 장점으로 꼽았다.

익스테리어의 경우, 거리에서 탄탄한 자세와 놀라운 존재감을 보여준다는 게 모터트렌드의 평가다. 몰딩과 검정색 마감 등이 다소 지나치긴 하지만 "다정한 강아지처럼 결국 점점 좋아지게 된다"는 것.

시각에 따라서는 테슬라의 차량들보다는 '미래적' 느낌이 조금 덜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바꿔 말하면 조금 더 친숙해보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크기는 대체로 쏘울 EV와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볼트 EV의 전장은 4165mm로 기아 쏘울 EV(4140mm)보다 조금 길고, 전폭은 1765mm로 쏘울 EV(1800mm)보다 약간 좁다. 축거는 2600mm로 쏘울 EV(2570mm)보다 조금 더 길고, 전고는 각각 1610mm와 1600mm로 거의 유사하다.

볼트 EV는 한국GM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디자인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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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술

볼트 EV는 GM이 작정하고 만든 첫 번째 순수 전기차다. 처음부터 전기차에 맞게 설계됐기 때문에 다른 자동차들과 플랫폼을 공유하지 않는다. (물론 앞으로는 다른 전기차 모델에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볼트 EV에는 LG화학과 공동으로 개발한 60kWh 용량 리튬-이온 베터리셀이 탑재됐다. 원통형 베터리셀을 채택한 테슬라와는 달리, 볼트 EV에는 사각형 배터리셀 288개가 적용된다.

이 배터리들은 차체 밑바닥에 수평으로 깔려 있어 차체의 무게중심을 낮추고 앞뒤 무게 배분(앞 56 / 뒤 44)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자체 무게의 23%(약 440kg)을 차지하는 배터리셀은 전체 차체 강성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중요한 구조적 요소(stressed member)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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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방식은 두 가지다. 완속충전으로는 100% 충전에 약 9시간45분이 소요되며, 1시간 충전으로는 약 40km를 주행할 수 있다. 급속충전의 경우 1시간 만에 80%를 충전할 수 있다. 주행거리로는 300km 이상이다. 급속충전은 국가표준원이 국내 전기차 급속충전 단일 표준으로 선정한 'DC 콤보' 충전 방식을 채택했다.

쉐보레 국내 홈페이지의 설명에 따르면, 볼트 EV에는 그밖에도 "스티어링 휠에 달린 리젠 버튼 조작을 통해 속도를 줄일 때 생기는 운동에너지를 배터리로 저장"하는 기술,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조절할 수 있어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도 주행이 가능"한 기술, "캐딜락 등 프리미엄 차량에 적용되는 최고급 첨단 변속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2017년 중에는 테슬라처럼 OTA(Over-the-Air) 방식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지원될 예정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업데이트 하듯, 간편하게 자동차 SW를 업데이트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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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안전

모터트렌드에 따르면, 볼트 EV는 미국 내 대표적인 충돌시험 기관인 NHTSA(도로교통안전국)나 IIHS(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의 충돌시험을 아직 거치지 않았다. 다만 GM 측은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스몰오버랩 테스트(전측면 충돌)에 대응하는 구조로 차량이 설계됐다고 밝혔다. 쉐보레는 또 81.5%에 달하는 초고장력/고장력 강판이 적용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차량에는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드, 측면 커튼 등 모두 6개의 에어백이 적용됐다. 안전운전을 돕는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및 유지 보조 시스템 등의 기술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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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퍼포먼스

볼트 EV에는 배터리에 더해 최고출력 204마력(PS, 150kW)과 최대토크 36.7 kg.m의 성능을 내는 싱글 모터가 추가된다. 웬만한 중형차가 부럽지 않은 성능이다. 모터트렌드가 전한 자료에 따르면 0에서 시속 60마일(약 96.5 km/h)까지 가속하는 데는 불과 6.3초가 걸린다. 이 매체의 평가를 조금 더 자세히 옮기면 다음과 같다.

아마도 볼트 EV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어떤 논의에서도 특정한 한계를 주의하라는 경고도, (성능 등을) 전기차로만 한정지을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이 차는 전기 모터 덕분에 내재된 부드러움, 정숙성, (페달을 밟자마자 뿜어져 나오는) 즉각적인 토크 같은 요인들을 감안하기 전에 그저 세계적 수준의 소형차다. 주행성능은 단단하고 스포티하며, 내부로 유입되는 주행소음은 매우 잘 억제됐다. 스티어링은 약간 인공적인 무게감이 느껴지지만 브레이크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더 높은 회생제동(regenerative braking) 모드에 숙달된 다음부터는 마찰 브레이크 페달을 전혀 밟지 않고도 거의 모든 주행을 할 수 있게 된다.

볼트 EV가 다른 평범한 스몰 해치백과 비슷한 주행성능을 지녔다고 말하는 건 그다지 정확하지 않다. 근본적으로 주행성능이 대부분의 스몰 해치백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바닥 밑에 깔린 배터리팩은 차체의 무게를 낮게 유지하며, 앞뒤 바퀴 사이의 무게를 배분한다. 앞뒤 무게 배분은 56:44로 올해 이 분야에 속한 어떤 전륜구동 차량보다 뛰어나다. 54:46인 후륜구동 경량 로드스터 피아트 124 스파이더와는 큰 차이가 없다. 로드테스트 에디터 크리스 월튼은 "만약 접지력이 좋은 타이어를 장착했다면, 이 차는 엄청난 핫해치가 됐을 것"이라며 "마일 당 재미를 따지자면 나는 이 차를 마쯔다3이나 골프의 상대로 꼽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터트렌드 2016년 11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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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격

자, 이제 가격을 살펴 볼 차례다.

볼트 EV의 출고가격은 4779만원으로 책정됐다. 안전운전 보조장치와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이 포함된 '세이프티 패키지'(105만원)를 추가하면 4884만원이 된다.

여기에서 전기차에 기본적으로 지원되는 국가보조금 1400만원과 지자체별 보조금(300~1200만원)을 합하면 최대 1700~26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옵션을 뺀 차값이 2179만원~3079만원으로 줄어든다는 뜻이다.(3)

(3)지자체별 보조금은 여기에서 직접 검색해 볼 수 있다.

참고로 테슬라가 2017년 말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인 '모델3'는 보조금을 뺀 차량 가격이 3만5000달러(약 3950만원)에서 4만2000달러(약 474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고되어 있다.

볼트 EV는 취득세와 공채 매입비,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연간 자동차세 등 각종 세금도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영주차장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필요하다면 가정용 충전기(완속) 설치비용 300만원도 지원받을 수 있다.

가정용 충전기의 1회 충전 당 요금은 약 4200원으로 계산된다. 충전 및 주유 1회당 주행거리를 300km로 가정하면, 연비가 10km/리터인 휘발유차는 약 4만5200원(4)어치의 휘발유 30리터를 넣어야 한다.

(4) 2017년 3월1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리터당 평균가 1507.57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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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총평

지난해 4월, 테슬라가 야심찬 꿈이 담긴 모델3를 세상에 발표했을 때만 해도 거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이 미래의 자동차로 모아졌다. 모델3가 전기차 대중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릴 것이라는 전망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GM은 모델3와 비슷한 가격, 비슷한 주행거리를 갖춘 데다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전기차를 내놓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예고대로) 볼트 EV가 선수를 친 셈이다. 모델3의 생산은 2017년 9월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종합하면, 볼트 EV는 '가장 가까이에 와있는 현실적인 미래'로 표현할 수 있다. 테슬라 모델S나 모델X는 대중화 되기엔 너무 비싸고, 모델3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의 다른 전기차들은 대부분 기대 이하였다. 볼트 EV는 많은 사람들이 비로소 '전기차'라는 아직 낯선 이동수단을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만든 첫 번째 자동차로 기록될 것이다.

모터트렌드 선임 에디터 마크 렉틴은 이렇게 적었다.

"이건 테슬라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다. 같은 가격에 볼트 EV와 같은 수준의 모델3를 만들어 내라는 얘기다. 쉐보레는 긴 주행거리를 갖춘 합리적 가격의 대중적 전기차를 만들어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는 걱정을 해야할 것이다. 매우, 매우."


2017 Chevrolet Bolt Quick Drive | Consumer Re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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