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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즐겨 먹는 사람들이 미국에 감사해야 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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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YSTER KOREA
A diner picks up an oyster at a restaurant in Tongyeong, South Korea, on Sunday, Dec. 27, 2015. South Korea's biggest brokerage predicts the won is headed for its steepest annual slide in eight years as the government favors depreciation to revive exports and stave off deflation. Photographer: SeongJoon Cho/Bloomberg via Getty Images | Bloomberg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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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굴을 즐겨먹는 사람들에게 노로바이러스는 걱정스러운 존재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식중독의 주범으로 주로 음식을 통해 감염된다.

흔히 사람들은 상한 굴을 먹어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에 걸리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그보다는 굴 양식 산업 전반에 만연해 있는 비위생적인 환경이 주원인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오염 원인에 대해 "유통과정에서 오염되는 경우도 있지만 해양으로 오염된 하수와 오물이 유입되는 것이 주원인"이라며 "몇몇 어촌의 구식 정화시설로 인해 분변이 해수에 곧바로 유입되거나 어선에서 직접 인분을 버리면서 해양이 오염된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 2017년 2월 2일)

보다 일상에 가까운 언어로 말하자면, 사람들이 바다에 그대로 똥을 버리기 때문이다.

전국 굴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통영시의 관계자는 "공급자들도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가열조리해 먹는 식문화로 바뀌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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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의 식건강을 위해 통영시의 굴 산업 위생 점검에 불철주야 노력하는 분들도 있다. 근데 한국 정부가 아닌 미국 정부기관의 사람들이다. 중앙일보가 전한다:

경남 통영에서 굴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점검단은 ‘저승사자’ 같은 존재다. FDA 점검 결과가 굴 산업의 존폐를 좌우할 수도 있어서다. 이 때문에 지난 7일부터 FDA 점검 요원 5명이 통영에서 굴 위생 점검을 진행하는 동안 통영시 전체가 초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중앙일보 3월 1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FDA의 점검단은 통영을 비롯한 주요 굴 생산지의 육상·해상 오염원 관리 실태와 바다 공중화장실, 가정 정화조, 하수처리시설 등의 2015년 점검 당시 권고사항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 한다.

FDA의 위생 점검은 막강한 위력을 갖고 있다. 다른 국가들이 FDA 검사 결과를 신뢰하기 때문에 만일 FDA 점검을 통과하지 못하면 길게는 1년까지 전세계 수출길이 막혀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중앙일보는 전한다.

통영 현지의 한 공무원은 “FDA 요원들은 마치 이를 잡듯 샅샅이 현장을 점검해 FDA 점검단과 동행한 한국 공무원들이 혀를 내둘렀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3월 16일)

지금 혀만 내두르고 계실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본래 한국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을 미국 공무원이 해주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게 비단 본 에디터만은 아닌 듯하다.

고맙습니다, 미국. 굴 애호가라면 이번 주말에는 집회에서 성조기를 좀 흔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정치적 정체성을 오해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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