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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정책개발에는 돈을 안 써도 여기에는 1억을 넘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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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호프집에서 지역 소상공인들과 대화를 마친 뒤 치킨과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5.7.14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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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주요 대선후보들의 정치 후원금 또는 업무추진비 지출 1위 항목은 밥값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책개발 비용은 아예 없거나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한겨레가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해당 시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주요 대선후보들의 제19대 국회의원 후원금 또는 2012~2016년 시도지사 업무추진비 지출 내역을 보면, 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유승민 의원은 대부분 음식점에서 간담회를 연 뒤 밥값을 치르는 데 가장 많은 돈을 사용했다. 안철수 의원은 여론조사 비용이 지출 비중 1위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이 정책개발을 위해 썼다고 볼 수 있는 항목은 전무하거나 있어도 미미했다. 문 전 대표 등은 19대 국회 정책개발비 지출 평균인 1.6%에도 못 미쳤다.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은 업무추진비 지출내역에 이런 비용 항목을 찾을 수 없었다.

서복경 서강대 연구교수는 “후원금이나 업무추진비 지출의 투명성에 한계가 있긴 하나, (간담회) 밥값도 정책수렴 비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오래 일한 한 의원실 보좌관은 “음식점 간담회는 명칭이 뭐든 그냥 밥을 먹었다고 보면 된다”며 “정책개발비는 국회사무처가 국고에서 의원실당 연간 1500만원 정도를 지원해주지만,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의지가 있다면 후원금에서도 지출을 한다”고 말했다.

■ 문재인

문재인 전 대표는 19대 국회의원 임기 동안 후원금으로 5억9189만원을 모았다. 그중 밥값에 1억4천여만원(23.8%)을 썼다. 간담회 횟수도 1천회가 넘는다. 지출내역에는 ‘간담회-식대’라고만 적혀 있다. 개중엔 ‘홍대앞 ㅅ설렁탕, 7000원’도 있다. 광화문 ㅊ한정식에서 한 번에 100만원 넘게 계산한 적도 있다. 정책 또는 전문가 간담회를 따로 열기도 했다. 임기 말인 2016년 2월부터 19차례 열렸고, 314만여원이 쓰였다. 그다음은 경조사비(5575만원), 주유와 항공·철도 운임을 합친 교통비도 5천만원이 넘었다. 여기엔 6600원, 4700원짜리 택시비도 포함됐다. 회계자료에는 ‘정책개발’이 들어가는 항목이 없다. 임기 4년을 통틀어 도서(서적) 구입비가 20만6000원, 여론조사 기관 연구용역비(110만원)와 여론조사 보고서 구독료(1100만원)를 합쳐도 규모는 미미하다.

■ 안희정

안희정 지사도 밥값을 가장 많이 썼다. 5년간 총 10억3996만원을 지출했는데, 4억323만원(38.8%)이 간담회 식비다. 총 횟수는 1229차례, 1년에 245회꼴이다. 전문가 또는 정책 간담회도 5년간 100차례 가까이 참석했고, 직원들과 간담회도 300차례가 넘는다. 그러나 현장에 가서 업무추진비를 지출한 경우는 드물었다. 두 번째로 큰 지출 항목인 직원 격려 활동비 2억6827만원(25.8%)도 대부분 음식·간식을 사거나 격려금을 지급한 것이다. 증정용 기념품을 사는 데도 2억2707만원을 썼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뒤에는 ‘대선 행보’를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지난해 12월21일 세월호 미수습 유가족 격려 80만원이 대표적이다. 그 전엔 세월호 참사 관련 지출이 안 보인다. 인권정책 세미나, 저출산·고령화 복지정책 간담회, 사회복지 분야 전문가 간담회도 12월 이후 처음 등장한다.

■ 안철수

안철수 전 대표는 선거와 신당 창당을 위한 여론조사에 9630만원을 썼다. 전체 후원금 지출 6억9600여만원 가운데 13.8%다. 2013년 보궐선거 때 2130만원을, 2016년 신당(국민의당) 창당 및 선거 때 7500만원을 사용했다. 또 2015년 12월 신당 창당선언 뒤 새 당사의 인테리어·임대료 등도 떠맡아 5182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난다. 모두 합치면 창당 비용으로만 1억원을 쓴 셈이다. 지역 사무소 직원 등의 인건비로 7351만원(10.6%), 유류비나 철도·항공료 등 교통비로 2301만원(3.3%)을 사용했다. 반면 다른 후보들이 가장 많이 쓴 간담회 식비는 1421만원(2.0%)에 그쳤다. 또 정책개발을 위해서는 2013년 토론회 분담금, 자료집 발간 등에 306만원을 썼다. 아이티(IT)기업가 출신답게 한글과컴퓨터·엠에스오피스(MS Office) 등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데 257만원을 지급했다.

■ 이재명

이재명 시장은 5년간 업무추진비의 대부분을 간담회에 썼다. 총 지출이 5억3670만원으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절반가량이다. 하지만 간담회 비용으로는 안 지사와 맞먹는 3억4036만원을 사용했다. 전체 업무추진비의 3분의 2가량이다. 내역을 보면 5년간 1357차례 업무관계자와 간담회, 오·석찬 등을 한 것으로 나온다. 직원 간담회도 270여차례 열었다. 이 시장은 하루에 여러 간담회를 몰아서 참석하는 안 지사와 달리, 조금씩 자주 간담회를 열었다. 또 전문가 초청이나 정책 간담회는 적게 여는 대신 이해 당사자 면담 또는 현장 방문이 많다. 지출내역에 현장 방문 뒤 수행직원들과 밥을 먹은 급식비 지출 항목이 81차례나 된다. 간담회를 빼면 다른 지출은 많지 않다. 기념품 구매에 2022만원, 소속 직원 격려 비용에 8976만원(16.7%)을 썼다.

■ 유승민

유승민 의원도 간담회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2015년 말 기준 전체 후원금 지출(7억8578만여원)의 약 23%(1억7987만원)가 간담회 비용이다. 기자 간담회 비중이 제일 높다. 4년간 120여차례, 7300만원이 넘는다. 영수증 발행 장소를 보면 대부분 여의도 등의 고급 음식점들이다. 전문가·정책 간담회가 그다음으로, 5800여만원이 들었다. 유 의원의 지출에서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주유비다. 서울과 지역구(대구 동구) 두 곳에서 5500여만원을 썼다. 주유 횟수만 700차례가 넘는다. 유 의원 회계자료에는 ‘정책개발 경비’가 따로 잡혀 있다. 액수는 124만여원. 도서구입비 1만1700원을 합쳐도 4년 임기 동안 정책개발에 들인 돈은 많지 않다. 2012년 11월 ‘국감자료 수집’ 명목으로 쓴 100만원을 더해도 별 차이는 없다. 근조기 제작에 들어간 23만5000원 이외에 경조사비는 달리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