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대선일자를 황교안이 아직도 발표하지 않는 까닭은 물론 이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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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회의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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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정해진 대선일의 확정·발표를 미루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당한 정권의 ‘공동 책임자’가 정국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는커녕 대선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황 권한대행은 14일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19대 대통령 법정 선거기한이 55일여밖에 남지 않았다. 행정자치부 등 관계부처에서는 공정하고 원활한 선거 준비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도 차기 대선 일정에 대한 언급 없이 20분여 만에 회의를 마쳤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정부는 대통령 궐위로부터 열흘 이내인 오는 20일까지 차기 대선일을 확정·발표해야 하므로 일정을 감안하면 이날 정례 국무회의에서 안건을 통과시켜야 했다. 행정자치부와 인사혁신처 등 관련 부처는 대선일 및 임시공휴일 지정 준비작업을 이미 모두 마쳤다. 현행법에서 정한 일정과 징검다리 연휴 등을 고려하면 대선일은 5월9일밖에 없기 때문에 굳이 선거일 지정을 미룰 이유가 없다.

결국 황 권한대행이 시간을 끄는 것은 자신의 거취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리실 한 관계자는 “대선 일정 발표와 황 대행 출마 여부에 대한 발표가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본인이 아직 결심을 굳히지 못한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출마를 안 하는 게 맞다는 건 황 대행 스스로 잘 알고 있지만 (출마 권유 등) 외부적 변수가 자꾸 생기니 고심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자유한국당 쪽과 기독교계에선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행의 지지율이 꾸준히 2~3위를 유지하자, 자유한국당은 그의 출마를 염두에 두고 예비경선을 뛰어넘어 본경선에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조항까지 경선 룰에 마련해뒀다. 자유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황 권한대행과 꾸준히 협의하고 있다. 우리는 황 대행이 나와주기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의 책임자이자, 대통령이 없는 비상체제를 담당한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고심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치 불확실성을 제거할 역할이 있는 황 총리가 본인 출마 여부를 고민하느라 대선 일정을 안 잡고 있다면 우스운 일”이라며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대선 일정을 확정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탄핵 결정 이후 국정 안정과 공정한 대선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황 대행은 대선에 나올 명분이 없다. 그런데도 출마 고민을 하면서 선거 일정을 확정하지 않는 것도 문제고, 자꾸 나오라고 부추기는 쪽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선 출마를 밝히는 순간, 검증의 칼날이 쏟아질 것도 황 권한대행에겐 부담이다. ‘만성 담마진’(두드러기 질환)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것은 선거 국면에서 간단히 넘어가기 힘든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