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17조원에 자율주행차 부품업체 '모빌아이'를 인수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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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뒤에는 자동차 꽁무니에서 ‘1.5(1500㏄)’나 ‘330(3300㏄)’ 같은 숫자는 사라질지 모른다. 엔진의 실린더 용량을 나타내는 숫자 대신 ‘인텔 인사이드’나 ‘퀄컴’이라고 쓴 차가 등장할지 모른다.

정보통신(IT)업체들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미래 자동차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컴퓨터에 들어가는 반도체로 유명한 미국 인텔은 13일 자율주행 카메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모빌아이를 153억달러(약 17조6천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모빌아이는 자동차 카메라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로, 지엠(GM), 현대차, 베엠베(BMW) 등 27개 자동차 회사에 기술을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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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치가 미국 LA오토쇼에 앞서 '오토모빌리티 LA'에서 연설하는 모습. 2016년 11월15일.

인텔이 큰 돈을 투자하는 것은 개인용컴퓨터 시장은 줄어들지만 자율주행차라는 엄청난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는 외부 환경을 확인하기 위한 카메라, 센서, 통신기기가 필요하고, 이런 장치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해 운전을 하는 ‘컴퓨터 운전자’가 필요하다. 데이터 수집·처리·판단에는 모두 반도체가 쓰인다. 인텔은 2020년에 자율주행차 한 대당 하루 4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성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인텔은 반도체 공급을 넘어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클라우드와 운전을 결정하는 인공지능(인텔고) 등을 묶어 자동차 업체에 자율주행차 운영체제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컴퓨터의 성능이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에 의해 결정되듯 자동차의 ‘머리’를 인텔이 맡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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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와 인텔, 모빌아이가 협업해 만든 자율주행차 'BMWi' 콘셉트카. 2017 CES에서 공개됐다. 2017년 1월4일.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인텔 최고경영자는 “인텔은 자동차 경로 계획과 실시간 운전 결정 등 자율주행을 위한 중요한 기초기술을 제공한다. 모빌아이는 업계 최고의 컴퓨터 시각 능력을 자동차 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함께 저렴한 비용으로 자율주행의 미래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 1월 디지털 지도 및 위치기반 서비스 제공업체인 히어의 지분 15%도 매입했다. 지도와 중앙처리장치 등 두뇌를 갖춘 상태에서 감각(모빌아이)까지 확보한 셈이다.

통신용 반도체 1위 업체인 퀄컴은 이미 움직였다. 자동차용 반도체 1위 업체인 네덜란드 엔엑스피를 2015년 반도체 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인 47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스마트기기의 성장 중심이 휴대전화에서 자동차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한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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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CES에서 연설하는 모습. 2017년 1월4일.

게임 그래픽 반도체칩으로 주로 알려진 엔비디아도 자율주행시스템에선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비디아는 테슬라, 벤츠 등과 자율주행시스템을 놓고 협업한다. 삼성전자도 올해 초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드카 분야에 기술력을 가진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 1월 독일 아우디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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