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김정은과 담판을 지어야 한다

게시됨: 업데이트됨:
NORTH KOREA BALLISTIC
TOPSHOT - This undated picture released by North Korea's Korean Central News Agency (KCNA) via KNS on March 7, 2017 shows the launch of four ballistic missiles by the Korean People's Army (KPA) during a military drill at an undisclosed location in North Korea.Nuclear-armed North Korea launched four ballistic missiles on March 6 in another challenge to President Donald Trump, with three landing provocatively close to America's ally Japan. / AFP PHOTO / KCNA VIA KNS / STR / South Korea OUT / REPUB | STR via Getty Images
인쇄

1999년에 나는 평양에 갔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김대중 한국 대통령,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게 하는 합의를 하라고 해서였다. 대신 한국과 일본은 경제 지원을 하고, 미국은 안보를 보장한다는 조건이었다.

논의는 고무적이었고, 북한 지도자 김정일은 2000년 10월에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워싱턴에 보내 정식 합의를 의논했다. 우리는 결론에 상당히 근접했으나, 클린턴 정권이 합의를 맺기 전에 시간이 바닥나 버렸다. 조지 W. 부시가 2001년에 취임했을 때 평양과의 모든 논의를 2년간 끊어버렸고, 점점 위험해지는 북한의 핵개발에 대처하기 위해 6자 회담을 시작하기로 중국과 합의했다.

10년 이상 계속된 6자 회담의 결과 북한은 소규모 핵무기를 만들었고, 핵폭탄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고, 점점 더 위협적인 수사를 사용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해 남한에 ‘불바다’를 만들겠다고 노골적으로 위협한 적이 있다. 최근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 능력을 갖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은 일본 영해에 미사일을 잔뜩 쏴댔고,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은 북한에 선제 공격을 해야 할지 고려하고 있다.

kim jong un

이 상황은 분명 위험하며, 매주 점점 더 위험해지는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이 깜짝 핵 공격을 할까봐 위험하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수십 년 간 북한을 연구했으며, 북한의 여러 군사 및 정치 지도자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북한 지도자들이 이제까지 계산된 위험을 감수해 왔다는 것은 사실이다. 북한은 남한을 상대로 여러 황당한 행동을 했으며, 동족에게도 무자비하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의 생각처럼 미치지는 않았다. 북한은 불량국가고 세계에서 외톨이에 가깝지만, 지도층의 행동엔 논리가 있다. 그 논리의 기본은 무엇보다 정권, 즉 김씨 왕조 유지를 중시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북한은 이제까지 그걸 해냈다.

미국에게 북한은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와는 아주 다른 문제다. 북한 지도층은 자살 충동이 없다. 순교자가 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권을 유지하고 싶어하고, 핵 공격을 한다면 북한이 파괴될 것이며, 자기들도 죽을 것이고 김씨 왕조의 종말이 될 거라는 걸 이해한다.

핵 무기는 북한에게 미약한 힘을 주긴 하지만, 사용하지 않을 때만 힘이 된다. 그렇긴 하나 나는 북한의 핵무기는 아주 위험하며 북한의 지도자가 과거에 비해 더 심한 도발을 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북한이 스스로를 과신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남한을 자극하여 남한의 군사 행동을 촉발할 수도 있고, 그 충돌은 미국이 관여하게 되는 더 큰 규모의 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즉 북한의 실수로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당연히 패배할 것이다. 전쟁의 결과로 북한 정권이 전복될 것임은 명백하다. 그러므로 북한은 마지막 최후의 카드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 그게 위험한 것이다. 북한이 일부러 시작하는 핵 전쟁이 아닌, 실수를 거듭한 끝에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 위험 요소다.

trump north korea

미국은 외교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만드는데 계속 실패해왔다. 북한의 핵 포기가 미국의 최우선 목표라면 앞으로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국은 북 핵에 의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외교적 수단을 가지고 있다. 나는 남한이 경제적 양보를 제공하고 미국이 안보를 보장해 준다면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실험, 핵 기술 판매와 이전을 포기할 거라 믿는다.

이것은 수십 년 간 미국이 추구해 온 협약은 결코 아니지만, 할 만한 것이라 보인다. 현재의 위험을 낮추고, 향후 핵무기 포기 협약을 가능하게 할 밑받침이 될 것이다. 나는 이런 접근을 열렬히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다른 대안은 군사력 뿐이다. 북한과 전쟁을 하면 물론 북한이 지겠지만, 북한의 패배 전에 남한과 일본에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북한 정권은 전세계 최후의 스탈린주의 정권이다. 미국이 북한을 혐오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여러 해 동안 나는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우리는 북한을 있는 그대로 상대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북한의 모습으로 상대해서는 안 된다.

윌리엄 J. 페리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1994~1997)을 역임했다. 저서로 '핵 벼랑을 걷다'가 있다.

* 이 글은 월드포스트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