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조짐에 한은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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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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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대외변수에 한국은행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의 가속페달을 밟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던 미 연준이 15일(현지시각)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데 더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뜻을 내비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세가 이에 불쏘시개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탄핵 결정 뒷날인 지난 11일 오전 한은 본관 회의실에서 간부회의를 열어 “(10일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양호한 수준이어서 연준의 이번달 금리 인상 확률이 아주 높다”면서 “인상 여부보다는 의결문이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 내용 등에 더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탄핵 결정 뒤 국제금융시장의 반응과 외국 투자자의 시각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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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각) 미 노동부는 2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전달보다 23만5천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수치다. 실업률도 전달보다 0.1%포인트 감소한 4.7%를 기록했다.

미국 고용시장에서 완전고용에 가까운 낮은 실업률과 일자리 증가는 연준이 통화정책 우선순위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로 전환할 근거가 된다.

통상 임금 상승을 동반한 일자리 증가는 물가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제금융센터는 11일 ‘미국 2월 고용지표 내용과 해외시각’이란 보고서를 내어 “3월 금리인상은 물론 이후 통화정책 정상화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센터가 조사한 골드만삭스와 제이피모건 등 미국 11개 투자은행(IB) 모두가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면 연방기금 금리는 지난해 12월 상향조정된 0.5~0.75%에서 0.75~1.00%가 된다.

연초만 해도 시장에선 연준이 올해 6월을 시작으로 세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금리인상 시기가 6월에서 3월로 당겨진데다 고용지표 호조로 인상 횟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제이피모건은 올해 금리인상 전망을 네차례로 수정했다.

이럴 경우 한은이 통화정책을 쓸 선택지가 좁아지게 된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낮췄지만, 여전히 국내 경기 침체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금리와의 격차가 커지면 한은은 자금유출 우려 등 탓에 금리인하 카드를 쓰기가 쉽지 않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앞으로 한은의 관심이 금리인상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한은으로선 당장 미국의 금리인상과 보조를 맞추기도 쉽지 않다. 2014년을 빼곤 4년간 2%대 성장에 그친 한국 경제는 올해 정부의 성장률 전망조차 2.6%로 내려가 있는 상황이다. 경기 침체가 깊어지는 상황에서 돈줄을 죄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또 1344조원에 이른 가계부채도 골칫거리다. 금리인상 땐 영세자영업자, 저소득, 저신용,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경제에 충격파를 던져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다음달 13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이에 대한 고민의 답을 일정 부분 내놓아야 할 책임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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